4·27 재보선 4대 관전포인트

오차 범위 숨 막히는 접전 예상… “패자부활전은 없다”

2011-04-12     전성무 기자
4·27 재보궐선거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의 민심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만큼 여야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여당은 강재섭 전 대표를 후보자로 내세웠고,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출사표를 던져 판이 커진 상태. 오차 범위 내에서 숨막히는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정치권은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이번 재보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막판 진통 끝에 야권 단일화에 물꼬를 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을도 양강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4월 재보선의 4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분당을은 거물급 후보들의 빅매치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 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 됐고, 손 대표도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전·현직 여야의 대표 간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분당을 4월 재보선 최대 격전 예상

특히 한나라당 박계동 후보와 국민참여당 이종웅 후보는 서울과 성남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일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원통하지만 당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야권연대 여부에 대해 관심을 모았던 국민참여당 이종웅 후보도 성남 분당구 정자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의 대의를 위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기로 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박 후보의 무소속 출마, 야권의 다자 후보 출마 등이 예상됐던 분당을 선거는 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양자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분당은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는 민주당에게 승기를 빼앗길 경우 추후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안상수 대표 체제의 리더십도 검증대에 오를 공산이 높다.

분당을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수도권 출신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전대론이 불거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기 전대가 가시화될 경우 당내 권력구도를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역시 선거에서 패배했을 경우 타격이 상당하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손 대표의 대선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분당을 선거는 초박빙 양상이다. 지난 1일 ‘한국리서치-중앙일보’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강 전 대표가 33.6%를 보였고, 손 대표는 34.6%가 나와 백중세를 보였다.


김해을 ‘노풍’ 최대 변수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도 관심 지역 중 하나다. 4월 재보선의 주요 선거구 중 유일하게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야권이 후보 단일화 작업에 진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지난 8일 새벽까지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여론조사 경선을 위한 세부 방식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김해을에서는 한나라당의 김태호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간 1대1 구도가 구축됐다.

한나라당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분당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으로 인해 ‘노풍’을 경계하고 있다. 두 번 연속 야당 후보가 당선 된 곳이라 이곳에서 야권후보 단일화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김 후보에게 기대를 거는 눈치다. 경남지사를 두 번 지내고 국무총리 후보로까지 지명된 ‘저력’ 때문에 한 번 해볼 만 하다는 게 이 지역 정가의 판단이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 지원을 고사, 지역 일꾼론을 강조하며 ‘나홀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선거전략과 유사해 결과가 주목된다. 김 후보는 지난 7일 오전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우산도 쓰지 않고 시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과 국참당은 후보 단일화가 선거에 필승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하고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동안 후보 단일화 문제에 난항을 거듭했지만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재로 민주당이 ‘여론조사 경선 100%’ 방식을 수용하면서 후보 단일화 첫단추를 끼웠다. 앞서 야4당과 시민단체 4곳으로 이뤄진 ‘4+4’ 협상단은 여론조사의 세부적인 절차를 놓고 막판 협상을 벌여왔다.


강원지사, 엄기영 VS 최문순 확정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대 최문순 민주당 후보 간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강원지사 선거도 그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엄 후보가 최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플랜이 지난달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엄 후보가 최 후보를 50.5% 대 37.0%로 앞섰다.

지난 1일 조사에서는 7.3%포인트로 격차가 줄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3월 30~31일 조사에선 엄 후보, 최 후보가 각각 46.2 %, 33.5%였다. 하지만 여야 모두 막판까지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로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한나라당은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줄곧 앞서다 막판에 8.7%포인트로 역전패를 당한 경험이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광재 전 지사 동정론의 맞불 성격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원행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거듭 “선거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계기로 박 전 대표의 보폭이 당분간 줄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와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영동권 표심 최대 변수로 불리는 강릉 최씨의 선택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문순 후보를 비롯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영동출신의 최홍집 후보가 모두 강릉 최씨다. 지역 정가에서는 “강원도 선거 승패는 사실상 최씨 가문에서 결정한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한편 한나라당은 읍소전략을, 야당은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를 마치는 4월 27일까지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발언은 자제해주시고 참으로 근신하는 시간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리와 지조로 노동언론 운동을 한 최문순 후보, 조직을 배신한 엄기영 후보, 이광재 전 지사의 한을 (생각해) 강원도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순천 “무소속 후보 난립”

순천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나란히 무공천할 가능성이 높아 무소속 후보간 피튀기는 혈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진작부터 이 지역에서 야권연대를 위한 무공천을 사실상 결정한 상태다.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들이 연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배경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6명의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 중 허신행·허상만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3일 각각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구희승 변호사,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하면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 안세찬 순천북부새마을금고 이사장도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경재 전 의원은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은 김선동 전 전남도당위원장, 김선일 순천대 겸임교수를 각각 후보로 내세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꿰차기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연대 협상이 실패하더라도 무공천 방침은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예비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될 경우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조 전 수석, 구 변호사, 허상만 전 장관 등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선두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