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민주 선거전략상 공천개혁 의사 없어"

2011-04-12     박세준 기자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12일 공천제도 개혁의 실현 가능성과 관련, "대부분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솔직히 과연 (공천 개혁이) 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공천제도 개혁 및 국회 예산심의제도 개혁' 토론회에서 "일단 민주당은 선거 전략상 자체적인 공천개혁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도 공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현행 제도에 안주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요즘 세태를 보면 국회의원 보다 시민단체와 언론, 사이버 공간이 의사개진의 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정당정치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공천은 선거를 위해 하는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을 통해 유권자들이 원하는 사람을 공천하면 선거에서 필승할 수 있다"고 상향식 공천 도입을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하는데 역시 공천이 잘못됐다"며 "다음 선거에서도 우파가 공천을 잘못하면, 좌파정권이 탄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 드려야 한다"며 "확실한 공천개혁을 통해 다음에는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공천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다수파가 개혁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은 다수 의석을 갖고 있지만 지금의 국민 정서상으로는 소수파인 만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개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상향식 공천은 적절하게 활용만 하면 오히려 종신 국회의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될 수도 있다"며 "상향식 공천이 만능일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되고, 또 만능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대한민국 정당의 문제점은 특정인이 공산당보다 더 강력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국회와 정치가 먼저 발전하지 못한다면, 상향식 공천은 개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현실적인 것과 이상적인 것 사이에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대권출마를 선언한 정 전 대표의 '싱크탱크'격인 '해밀을 찾는 소망'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황우여·안경률·이병석·이주영 등 중진의원들을 포함, 5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