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학동기 61회 천신일·송정호·김영우 ‘입김’

고대 교우회 회장 선출, ‘MB 낙하산 인사?’

2011-03-29     홍준철 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진 고려대 61회 동기회가 제30대 고대 교우회 회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세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고대 교우회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고대 교우회는 지난 2월 16일 회장 선출이 있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15분만에 파행을 겪으면서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교우회 회장 선출이 무산된 배경에는 61회 일부 회원들이 김중권 변호사와 구천서 한반도 미래재단 이사장 등을 탐탁치 않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동기인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을 비롯해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 김영우 61학번 동기회장이 주축이 돼 ‘대통령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입맛에 맛는 후보를 내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진상을 알아봤다.

고대 교우회 회장 선출을 두고 고대 교우회 사회가 홍역을 앓고 있다. 해병대 전우회, 호남향우회와 함께 대한민국 3대 조직으로 결속력을 자랑하는 고대 교우회가 기존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진흙탕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사단은 지난 2월 16일 제30대 회장 선거가 무산되면서 발생했다. 후보인 김중권(72·법학 59학번) 변호사와 구천서(61·경제70학번) 이사장이 양강구도를 이루면서 대결을 벌였지만 161명 선거인단 중 83명만이 참석, 3분의2(108명)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선거 자체가 무산됐다.


정족수 미달, ‘MB 동기 3인방’ 지목

문제는 무산 배경에 특정 학번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선거 당시 구 이사장은 개인적 사생활을 비롯해 과거 형사사건으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다. 오히려 김 변호사가 당선가능성이 높아지자 고대 교우회 주류측에서 ‘정족수 미달’을 만들어 무산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 변호사는 과거 DJ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쳐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을 맡는 등 구여권 인사로 MB 정권과는 동떨어진 인물이다. 무엇보다 천신일 29대 고대 교우회 회장과 대결해 11대 9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경력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중권 후보측에선 “천 회장을 비롯해 송정호 이사장, 김영우 61회 회장 등 MB 동기들이 앞장서 입맛에 맛는 후보를 선정하기위해 무산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 인사는 “천 회장의 경우 회장직을 2번씩이나 역임하고 특정기업의 세무조사 무마를 알선하고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마당에 교우회 회장 선거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식의 태도는 보기가 좋지 않다”며 “MB동기로서 후광을 너무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MB 동기, “공정한 게임해야” 쓴소리

MB 동기이자 고대 교우회 한 관계자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옥중에 있는 천신일(69·정치외교 61학번) 회장과 회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이 주축이 돼 제3의 후보를 내세우려 한다는 주장이 교우회 사회에 적지않게 퍼져 있다”며 “역대 회장들이 비상대책회의를 꾸려서 정당한 게임을 촉구하기 위한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재 고대 교우회 회장단은 지난 3월 8일 회의를 통해 기존의 두 후보에다 출마를 원하는 제 3의 후보를 받아 4월초에 교우회 회장단 선거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제3의 후보는 거론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대 교우회 주류인 MB 동기들이 주축이 돼 후보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고대 신문 등 동문사회에선 “MB 동기생 모임인 61회가 대통령의 후광을 빌미로 고대 교우회 회장 선출에도 ‘낙하산 인사’를 꽂으려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고대 교우회 회장은 MB 정권과 무관하고 정치적 색채가 없는 인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