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안철수 대선 외곽조직 “철수 대선 조직표 나왔다”
대중조직 ‘철수 산악회’ 싱크탱크 ‘철수처럼’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30일에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대 특강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피해가지 않아 사실상 대선행보에 들어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같은 부산출신인 문재인 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의 출마 선언을 앞둔 상황으로 잠재적 경쟁자들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뿐만 아니라 4월 30일 출범한 ‘철수 산악회’(회장 엄대우) 역시 안 원장의 대권 행보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100만 회원 배가운동’을 벌이고 있는 ‘철수 산악회’는 물론 한때 만들어졌다 사라졌던 팬클럽 ‘철수처럼’ (구 나철수)도 조직 재정비에 나서면서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제2의 노사모를 꿈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 원장 출마 선언을 앞두고 속속 생겨나는 외곽조직을 알아봤다.
안철수 원장이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다. 그 징후는 안 원장이 5월 24일 갑작스럽게 개인 대변인으로 유민영(45) 전 청와대춘추관장을 선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전북 남원 출신인 유 전 춘추관장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실 행정관과 연설기획비서관 행정관 등을 지냈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로 인해 세간에선 안 원장이 본격 대선 행보를 위한 신호탄을 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됐다. 5월 30일에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안 원장은 부산대 특강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해 “정치를 하게 된다면 사회적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한 안 원장은 학생들과 질의·응답시간에 ‘안철수 현상’과 관련 “정치인들은 자신의 뜻을 대중에게 밝히고,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행동하지만 제 경우에는 사회변화에 대한 열망이 저를 통해 분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보특보->특강정치-외곽조직 출범 ‘전광석화’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문재인 고문의 ‘공동정부론’에 대한 입장 그리고 대권 경쟁자인 ‘박근혜 문재인’ 인사들에 대한 평가에 19대 국회 개원 문제까지 솔직하게 심경을 토로해 사실상 대선행보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발적 지지모임인 ‘노사모’를 연상케하는 ‘한꿈세’(한사람이 꿈을 꾸면 꿈이지만 백만명이 꿈을 꾸면 세상을 바꾼다)내 ‘철수 산악회’라는 대선 외곽조직 출범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안철수 대망론’이 구체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꿈세’에서 출범시킨 ‘철수 산악회’는 기존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길벗 산악회’가 모태다. ‘길벗 산악회’가 분화된 것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정길 전 장관이 낙선,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로 선회하게 됐다.
‘철수 산악회’ 회장인 엄대우씨는 5월 31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출범 배경에 대해 “안 원장이 현재는 대선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지만 6월말 7월초 즈음 1학기 강의가 끝나는 대로 출마 선언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보조를 맞춰 안 원장을 순수하게 돕기위한 자발적 조직이 필요해 4월 23일날 출범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문성근 대표가 1년만에 ‘국민의 명령’ 회원 17만명으로 당 대표에 올랐듯이 회원 배가 운동을 통해 안 원장을 범야권 단일 후보로 우리가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철수 산악회’가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새롭게 지도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섭외 단계로 실명을 밝히긴 그렇다”면서도 “KNCC(한국기독교교회협회) 목사, 불교계, 문화계, 교수 등으로 4명 공동대표단을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인 김 전 장관 지지 모임이 안 원장으로 선회한 배경에 대해서 “김 전 장관이 ‘대선 출마’가 물 건너 가면서 회원들 사이에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고민이 있었다”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문재인 김두관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지역 대표단과 회원들과 협의 끝에 90%이상 안 원장을 돕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항마’로 범야권 진영에선 문재인.김두관 카드로는 힘들다는 시각이 반영됐다는 부연설명이다.
‘철수처럼’ 싱크탱크, ‘산악회’ 대중조직
현재 ‘철수 산악회’ 회원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2만여 명에 육박하는 전국조직망을 갖췄다는 게 엄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회원중에는 민주당 당원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고 과거 DJ 장남인 김홍업 전 의원이 이끌었던 ‘연청’(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 회원들도 흡수돼 있다”며 “2011년 6월 전남 광주에서 개최한 회원 단합대회에는 2만여명이 참여해 열기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엄 회장은 전국 16개 시도를 중심으로 ‘중앙회’, ‘광역시도’, ‘시군구’까지 조직이 꾸려져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때 안 원장 팬클럽으로 생겼다 없어졌던 ‘나철수’(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의 꿈) 역시 최상현 전 언론인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아 ‘철수 처럼’으로 이름을 바꿔 조직을 재정비중이라고 밝혔다. ‘철수 산악회’가 대중조직이라면 ‘철수처럼’은 ‘싱크탱크’로 조직을 이원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외곽조직 관련 안 원장과 교감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엄 회장은 “분명하게 안 원장과 ‘핫라인’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밝혔다. 그러나 실명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때가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게되면 안 원장측과 상의해 이런 저런 일을 함께 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철수 산악회’가 알려지면서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져 ‘제2의 노사모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 조직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오늘도 젊은 친구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2002년 노사모를 보는 듯 하다”고 밝혔다. 일단 ‘철수 산악회’는 오는 7월 7일부터 ‘100만 회원 안철수 지지 서명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김정길 전 장관 심경 토로] “안철수 산악회와는 무관…거취 고민중” 김정길 전 행정차지부 장관의 최근 심경이 복잡하다. ‘문재인-문성근’과 함께 지난 4·11총선에서 ‘낙동강 전투’에 나섰지만 낙선하면서부터다. 김 전 장관은 2011년 3월 ‘길벗 산악회’ 초청 강연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할 정도로 정치적 야망이 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막역한 ‘친구’사이로 YS 3당 합당 당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반기를 든 일화 역시 유명하다. 또한 그는 부산시장 출마를 비롯해 총선 도전까지 6전7기로 부산내에서 ‘부산 왕바보’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 출마 여부’를 비롯해 ‘정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자신의 지지 세력인 ‘길벗 산악회’가 사실상 와해되고 안철수 원장으로 돌아서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5월 31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길벗 산악회가 해체된 것은 아니다”며 “엄대우 회장과 일부 친분이 깊은 인사들이 ‘철수 산악회’로 만들어 떨어져 나가 것일 뿐 아직도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부 언론에서 김 전 장관 역시 ‘철수 산악회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관련 “선거에 낙선해 칩거하고 있는 데 엄 회장이 전화를 해서 ‘안 원장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해 본인들의 의사대로 하라고 했다”며 “내가 안 원장을 돕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무관함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나는 길벗 산악회가 해체한다고 하길래 참석해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전할려고 했는 데 알고 보니 ‘철수 산악회’로 바꾼다고 해서 참석하지 않았다”며 “엄 회장을 비롯해 그를 따르는 중앙위원 300여 명이 모여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 원장이 아니면 문재인 김두관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선 출마 여부를 비롯해 정치를 계속할 것인지 말 것인지까지 폭넓게 고민으로 정신이 없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오는 2012년 대선에서 반드시 야권 후보가 정권 탈환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장관은 “나는 야권 후보가 단일화해야 박근혜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또한 동시에 완전국민참여경선으로 흥행몰이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장관은 “안 원장이 밖에서 있건 민주당 안에 들어오건 그것은 전적으로 안 원장 선택의 문제”라며 재차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