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자살 학생 절반, 가정불화·우울증

학교폭력과 자살의 메카로 불릴 위기…대책 고심

2012-05-10     대구·경북 취재본부 이상대 분부장

[일요서울 | 대구 경북 취재본부 이상대 분부장]  2010~2011년 2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지역 초ㆍ중ㆍ고교생 17명 중 절반가량이 가정불화 등 가정문제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는 부모의 실직, 부도, 경제궁핍 등으로 3명, 가정불화와 우울증으로 각각 2명, 기타 1명이 목숨을 끊었다. 올 들어서도 가정문제, 우울증, 친구문제 등을 고민하던 대구지역 학생 5명이 아까운 목숨을 버렸다.
지난달 30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가정불화와 우울증으로 자살한 학생이 각각 2명, 성적비관 1명,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 1명, 기타 3명으로 조사됐다. 학생 자살이 잇따르자 대구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추가 대책을 내놨다.
 
사실 지난해 12월 대구 모 중학교 3학년생이 학교폭력 때문에 자살한 사건 이후 학교폭력과 학생자살 예방책을 쏟아냈지만 변한 게 없는 상황이어서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대구시교육청은 자살 등 위기상황이 발생할 때 학교와 학생에 대한 상담·지원을 위해 각계 전문가 10명 안팎으로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학교에도 이런 위원회를 조직키로 했다.
학교 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학생자살위기관리체계를 세우고 점검하며 학생 자살예방 교육을 맡는다. 또 올 연말까지 대구지역 431개 학교 초ㆍ중ㆍ고교생 36만 명을 상대로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를 계속키로 했다.
 
이와 함께 보건교사가 없는 56개 학교에 보건강사를 배치하고 중ㆍ고교에 상담인력을 198명 늘리며 교육 지원청에 설치된 위(Wee)센터에서 위기학생들에 대한 2차 상담에 나서기로 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모방 자살이나 자살 신드롬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지난해 초등학교 1,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생 9만5631명에 대한 검사 결과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이 9.2%인 8792명으로 나타났고, 이들에 대한 2차 선별검사에서는 37.4%인 3288명이 ‘주의군’으로 분류됐다.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자살 생각, 자살시도 등 자살과 관련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대구지역만 처한 상황이 아니다.
2010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전국 청소년 중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이 37.4%에 달했고 자살 생각률은 19.3%, 자살 시도율은 5.0%에 이르렀다.
 
교육 전문가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청소년들이 우울증이나 자살할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청소년 문제를 교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로 국한해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근본적인 예방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경북 취재본부 이상대 분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