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4대그룹 계열사 동시 세무조사…정권말 레임덕 방지 논란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반년 남겨둔 상황에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국세청 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국세청이 기아자동차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LG전자, 26일 SK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를 착수해 4대그룹 주요계열사가 불과 1주일 사이에 모두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마련된 연간 조사 일정표에 따른 정기조사”라며 “과거 정권 말기에는 대기업 조사에 신중을 기했지만 올해는 원칙에 따라 대기업을 엄정하게 세무조사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조사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경로로 파악하고 있지만 뚜렷한 조사 배경은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기업들은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시작된 SK건설 세무조사의 경우 SK해운에 대한 세무조사 종료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시작됐고 조사담당부서가 서울청 조사 4국이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별세무조사 성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상 정기세무조사는 서울청 조사 1국과 2국에서 도맡아왔고 조사4국은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이전가격 조작’ 등의 혐의로 사상 최고 수준인 4700여억 원을 추징당한 것도 재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까닭이다.
이전가격 조작은 세율이 낮은 국가에 소재한 자회사 등 특수 관계 법인에 이익을 몰아주는 대표적 조세회피 수단으로 꼽힌다.
이와 별도로 국세청은 의약 및 프렌차이즈 업체 등에 대해서도 전방위 세무조사에 나서 관련 기업의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국제약품, 유한양향 등 의료업체들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는 한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외식업체 프로방스 등 프렌차이즈 업계 등에 대해서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제계에서는 정권 말기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해 세무조사를 통한 기업 길들이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