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명 사태 촛불집회 재점화…정부 조사단 ‘생색내기’

2012-05-03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4년 만에 다시 열려 시민들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오후 7시께부터 청계광장에서 식품안전과 광우병 위험가미를 위한 국민행동의 주최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 추산 1500여 명,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참석해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은선(49) 씨는 정부는 광우병 소가 생기는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어겼고, 조사단을 파견했다면서 현지 농장에도 못들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2살 난 딸과  참석한 안승혜(31)씨는 아이가 생긴 뒤로 광우병에 대한 걱정이 더 커졌다조미료, 라면스프, 아이 과자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있는지 소비자들이 일일이 가려낼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원천적으로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년 동안 바뀌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생기자 말을 바꾸는 정부와 지도자들도 문제라며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직무대행은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만나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들은 이미 (수입 중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부터 국민들에게 새빨간 거짓을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FTA와 미국산 쇠고기는 한 몸이라며 “FTA가 공공정책 주권을 미친 소처럼 파괴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서서 FTA 전면 재협상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전·의경 51개 부대에서 4000여 명의 경찰병력을 집회 현장에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10시께 마무리됐다.

광우병합동조사단 비정형 광우병 확인실효성 논란

정부가 광우병합동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한 가운데 광우병이 발생한 사육농장 방문조차 못해 그 실효성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광우병합동조사단은 이날(현지시간)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견된 광우병과 관련해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은 아이오와 주 에임스에 위치한 국립수의연구소(NVSL)에서 미국 측 관계자들과 면담한 뒤 미국 측 전문가들로부터 실험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진단내역을 확인했다면서 우리 조사단에 포한된 검역검사본부 전문가와 교수 등이 비정형 BSE가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 부장은 아직 영국으로 보낸 사료의 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이곳은 진단기관이기 때문에 비정형 BSE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광우병 발생 농장 방문과 관련 미국 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현장조사 없는 방문조사단 활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파견된 조사단은 원활한 조사를 위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림수산식품부가 당초 밝힌 국민 불안감 해소에 역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인홍 농수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조사단 첫 브리핑에서 조사단이 현지시간 1일 미국 메릴랜드 소재 농식물검역국에서 존 클리포드 수석수의관과 만났다“BSE 발생 건에 대한 최신 정보를 파악하고 예찰 프로그램 대응체계에 대해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단에서 이 이상 공식적으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9) 귀국하게 되면 공개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사단활동이 베일에 감싸인 사이 소비자 불안 심리가 커져가고 있다. 농수식품부가 대형마트 1065곳을 대상으로 광우병 전후 각 5일간 판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쇠고기 판매량은 8.7% 줄어들었고 특히 미국산은 5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촉구 VS 정부 검역 강화 고수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 국회는 결의안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지난 1일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임위원회 안을 채택했다.

농식품위는 결의안을 통해 국회는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광우병)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확인되는 등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수준으로 높이도록 재협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은 미국과 달리 광우병 발생 시 즉각 검역을 중단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답변을 통해 현재로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검역 강화로 충분하다며 기존의 검역 강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여 실장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검역중단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에 대해서도 현 상태에서는 스탠스 변화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소비자단체 비정형 광우병 치명적주장국민 불안감 확산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놓고 정부와 국회 및 시민단체들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소비자 단체가 비정형 광우병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해 광우병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이날 미국 최대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연합(Consumers     UnionㆍCU)이 최근 전자우편을 통해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사건은 이전의 어떤 경우보다도 더 심각하며, 이는 과거 영국에서 발병했던 광우병(classical BSE)과 달리 비정형적인 광우병(atypical BSE) 계통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소시모에 따르면 미 소비자연맹의 수석연구원이자 환경을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CS)’에 소속된 광우병 전문가 마이클 한센 박사는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국립수의연구소(NVSL)는 이번 광우병을 L-타입 계통으로 확인했다“L-타입은 기존 광우병보다 더 빨리 감염되고 더 치명적(more virulent)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소비자연맹은 지난 1미국의 광우병 대책이 적절치 못하다며 미 농무부(USDA)와 식품의약국(FDA)새로운 L-타입 광우병에 대해 완전하고 충분한 조사를 하고, 광우병 관리 감독 및 대책을 강화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주최 측은 오는 3일과 4일에도 미국 쇠고기 수입중단 촛불집회를 갖는 다고 밝혀 지난 2008년 촛불집회처럼 대규모 집회로 확신될 지에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