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현지 조사단 파견…실효성 논란
시민단체 5월2일 대규모 촛불집회…갈등 예고
조사단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파견 조사단은 내달 9일 입국하는 일정으로 떠났다. 이들은 학계, 소비자단체, 유관단체, 농식품부 및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관계관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조사단은 미국 농무부를 방문해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 발생한 젖소의 상황과 역학조사, 정밀검사 상황을 확인하고 광우병으로 판정받은 소의 연령을 10년 7개월로 밝힌 경위 등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사단이 실제 광우병이 발생한 농장을 직접 방문할 수 없다는 한계를 떠앉고 출국장을 나섰다는 것이다. 광우병 발생 젖소의 시료도 채취해 분석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현지에서 조사단이 어떤 활동을 벌일 지 구체적으로 확정짓지 못하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광우병 발생 농가가 사유시설이고 농장주의 동의를 받지 못해 현장 방문이 불확실하다”면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캐나다와 영국의 연구소에서 분석중인 상황에서 우리가 시료를 채취해 조사하는 것은 관례상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조사단 인사 구성도 논란의 불씨를 낳고 있다. 그간 광우병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던 인사들은 단 한명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정부관계자 6명을 포함해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로만 채워졌다는 것이다.
광우병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 뭘 할 것이 있다고 미국 가시나요? 단장이란 이는 2008년도 정권이 바뀌자 180도 말 바꾼 대표적 영혼 없는 공무원이고 구성원들도 별로 광우병 연구와는 거리가 있는 이들이자, 정부와 가까운 분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생색내기’, ‘대국민기만극’이라고 비판하며 검역중단과 수입중단 조치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박용진 민주통합장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정부가 국민의 안전에 이토록 철저히 무관심하다는 사살에 망연자실할 뿐”이라며 “정부가 지난 4년간 국민에게 줄곧 사기를 쳐왔다는 사실도 국민에게는 충격이다. 이 정부에게 국민이라고 하는 존재가 과연 머릿속에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민관합동조사단이 방미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며 “광우병 소가 발생한 농장조차 방문하지 못하고, 일방적 브리핑을 받으러 비싼 항공료와 숙박비 들여가며 주마간산 식 조사만 하는 조사단 파견이라는 것이 한심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이지안 통합진보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야당과 시민사회 권고는 무시하고 검역 중단 및 수입중단 조치는커녕 검역을 강화한다고 뒷걸음질 치면서, 측근들을 총동원해 거짓말과 궤변으로 국민적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으니 개탄스럽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부대변인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도 미국산 쇠고기 잠정수입중단 조치를 취했는데, 우리 정부만 꿈적도 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미국의 이익보다 뒷전이라는 것인지 이명박 정부는 대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연일 ‘검역중단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정치권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전혀 없는 상태다.
서 장관은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의 검역시행장 인 강동냉장(주)을 찾은 자리에서 “(미 농무부의) 답변서를 검토한 결과 검역 중단 조치를 내릴 이유가 없다"면서 "미국 농무부 장관이 해당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으며, 공문도 함께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절반을 검사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겠다”고 말해 검역강화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의 일방통행에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및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들은 오는 2일 서울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시위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5월 2일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지 정확히 4년 만에 재점화 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