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시작과 끝은 모두 ‘광우병 촛불’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2008년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 ‘명박산성’, ‘물대포’가 다시 한번 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목장에서 키운 소에서 해면상뇌증(BSE) 이른바 ‘광우병’이 발생해 국내에도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기 초반 광우병 소 수입 반대로 촉발된 전국적인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의 공분을 샀고, 그 영향을 지금까지 고스란히 입고 있다.
실제로 2010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영남에서만 승리했을 뿐 대부분 지역에서 야당에게 패했다. 또한 지난달 11일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긴 했지만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정권심판론이 통하고 있어 자칫 정권 말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는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농무부는 이 소가 유우가 아닌 젖소이며 식용으로 도살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우유는 광우병을 옮기지 않아 사람에게 위험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농무부가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입중단은 물론 수입검역 중단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통제국 지위를 박탈했을 때에만 수입중단을 가능하도록 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나라가 캐나다와 호주와의 체결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중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비교해 미국에게 상당한 특혜를 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26일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검역중단 또는 수입중단 조건도 명문화돼 있지 않은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즉각 개정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촛불집회 4주년이 되는 내달 2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갖고, 오후에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광우병 소 문제가 불거지면서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벌써부터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하는 각종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SO**는 “광우병은 살아있다. 그러나 MB의 약속은 죽어버렸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으며, toto****는 “광우병 발생국 미국은 다른 나라로의 수출을 즉각 중단하라”며 우리 정부의 대처도 중요하지만 광우병 소가 발생한 미국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번 광우병 소 발견에 대해 냉철하게 대처하자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kate****은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면서 미국산 쇠고기 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허구나 논리나 대응을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으며 qlal****은 “광우병 트라우마가 깊은 우리 사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