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마감뉴스 ‘성추행 전력’ PD 투입 논란…여기자회 반발

2012-04-18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MBC노조 파업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MBC 보도국이 사내 성추행 전력으로 중징계를 받은 황모 부장을 파업인력을 대신해 마감뉴스 진행PD로 대체 투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MBC 여기자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의 연명을 위해 성추행자까지 부역시키는 행태는 MBC 구성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 대한 오만이자 추행이라며 황 부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즉각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황 부장은 지난 201012월 보도제작국 부서 전체회식 자리에서 여성 작가들에게 반복적인 성추행을 저지르다 현장에서 적발돼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경인지사 특별기획팀으로 발령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MBC 사측은 지난 9일부터 방송을 재개한 뉴스24’에 황 부장을 PD로 기용했다.

이에 대해 여기자회는 사측이 파업을 빌미로 성추행을 저질러 징계를 받고 보도국을 떠난 가해자를 보도국으로 불러들이는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할 수 없는 막장 인사를 단행했다특히 이런 성추행 가자에게 심야시간, 작가와 프리랜서 앵커만으로 방송되는 뉴스24’를 책임지는 PD를 맡긴 것은 고양이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직 기간이 끝난 지 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회사는 제대로 된 인사발령도 없이 지난 9일부터 황 부장에게 뉴스PD직을 맡기면서 여의도 복귀를 용인한 것은 사측의 도덕 불감증이 파업을 빌미로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여기자회는 지난 3월 성추행으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보도국 김모 차장 역시 곧 보도국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뉴스진행 PD로 복귀했던 황 부장은 사측에 경인지사로 되돌아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이날 황 부장이 직접 뉴스24’ 진행 PD직을 사퇴하고 원대 복귀할 의사를 밝혔다고 밝혀 한발 물러선 눈치다.

하지만 파업 80일을 넘긴 양측의 갈등은 봉합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사측이 1년 계약직 기자 2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하면서 보도국 기자들과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7일 회사 홈페이지와 방송자막, 취업전문사이트 등을 통해 취재기자 등 각 부문별 임시직 채용 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취재기자 20, 뉴스진행PD 2, 글로벌사업본부 4, 드라마PD 2, 회계 1, 제작카메라 1명 등 총 30여 명에 이른다.

사측 관계자는 파업으로 뉴스와 드라마 등 파행 방송이 장기화되면서 인력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보도국 기자들과 노조는 회사가 계약직 기자를 뽑아 영혼 없는 기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채용중단을 요구했다. 사측이 이번 채용에 앞서 최근 전문기자와 앵커를 계약직으로 채용했지만 사측이 원하는 기사만 양산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MBC는 노조 파업 여파로 시사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6년 만에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MBC 홍보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불만제로연출 인력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어 프로그램 제작이 힘든 상황이다. 18일자 방송을 끝으로 중단할 예정이라며 최근까지 스페셜 방송으로 분량을 채워갔으나, 더 이상 제작이 어렵다고 판단돼 잠정적으로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 무한도전12주째 결방 사태를 맞았으며, ‘우리결혼했어요는 지난 14일부터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됐다. 또 드라마 신들의 만찬’, ‘무신등도 한차례 결방된 바 있어 시청자들의 원성도 깊어지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