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녹화 시스템으로 내부 검열?…성균관대 “어불성설”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성균관 대학교는 아이캠퍼스(icampus) 이러닝(e-learning)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이캠퍼스 전용 강의실에는 전자교탁, 강의추적 카메라, 프로젝터 등 여러 가지 멀티 기기가 구비되어 있다. 특히 교수들의 강의를 녹화할 수 있어 학생들이 선행학습 빛 반복학습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강의 녹화 시스템이 교수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당한 강의박탈을 당했다며 성균관 본관 앞에서 200일 넘게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류승완 박사가 강의 녹화시스템이 교수나 시간 강사들의 수업 내용 검열에 쓰인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선 것. 일각에서도 학교 측이 녹화된 강의 내용을 검토하고 삼성에 대해 비판하는 교수들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등 강의 녹화 시스템을 내부 검열에 이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류 박사는 평소 삼성이 학교를 기업으로 본다는 등의 문제제기를 하는 등 삼성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왔다. 그는 또 유교자본주의에 근거한 유교의 현대화 논리가 일본 식민통치를 정당화 한 황도유학과 비슷한 논리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현관에 걸린 ‘역대 600년 성균관대학교 총장’ 동판에 새겨진 역대 총장 가운데 이완용, 박제순 등 친일파 이름이 오른 것을 지적한 바 있다.
류 박사는 “강의 시간에 삼성에 대해 비판한 것이 학교 측의 비위를 거스른 것 같다”며 “교수들이 녹화시스템이나 학교나 재단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이를 공론화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 생각해 침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강의 배정 문제는 학과 소관으로 류 박사가 추천된 적 없으며 대학본부가 강의 배정에 관여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의녹화시스템에 대해 성균관대 관계자는 “강의가 녹화되는 수업은 강의저장수업과 온라인수업 등이다. 학기 초에 교수가 직접 강의저장수업, 온라인 수업, 오프라인 수업 중에서 결정한다”며 “강의녹화는 교수가 선택했을 때만 녹화·저장 되는 것”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러닝 전용강의실에서 교수가 직접 ‘녹화시작’버튼을 누르고 강의 종료 후 ‘강의 저장’을 눌러야 강의가 녹화·저장된다”며 “이 시스템을 검열에 전혀 이용되지 않으며 학생들에게 복습차원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일 뿐이다. 마치 학교 측이 CCTV처럼 모든 강의를 녹화하고 감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choie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