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도발시 인천 앞바다 ‘유력’
연평도 사격 훈련은 무사했지만…
2010-12-28 홍준철 기자
지난 12월20일 연평도 사격훈련이 있은 후 우리 군은 북측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초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북한은 우리 훈련에 대해 포격 운운하며 위협을 가했지만 다행히 포격은 자제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뿐만 아니라 국방 전문가들 대다수는 아직도 추가도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타격을 한다면 남측의 영토가 될지 영해가 될지 장담을 못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서해 연평도 일대부터 백령도, 대청도, 애기봉, 경기 연천군 군사접경 민간지역,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등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민간이 거주하고 있는 영토 공격은 국제적으로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영토보다는 영해가 다음 타깃 대상이 될 공산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영종도 인근 인천 앞바다가 유력하게 지목됐다. 남측이 북측 영해에 사격한 이상 북측 역시 남측의 영해 상에 공격한다는 명분이 서고 무엇보다 인근에 인천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이 북측 영해에 사격 훈련을 한 이후 남측은 초긴장 속에 북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 공언한 것은 지켜” 시점은...“글쎄”
군 관계자들은 ‘북측의 어떠한 형식의 추가 도발은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1996년 6월 제1차 연평해전 후 ‘3년 뒤 보복’을 다짐했고 실제 3년 후인 2002년 6월 제2차 연평해전을 일으킨바 있다. 북측은 ‘공언한 것은 지킨다’는점에서 지난 연평도 해상 훈련 전 북측에서 “연평도 포사격을 강행할 경우 공화국 영해를 고수하기위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군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지역이 북측의 타격 대상이 될지에 대해선 백가쟁명식 관측이 나돌고 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8개월 간격으로 벌어져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기를 둘 것이라는 관측 정도 나오고 있다. 타격지로는 연평도 인근이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백령도와 대청도 등 서해안에 위치한 다른 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종교단체가 최근 성탄절 트리를 설치한 애기봉,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마을,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등 남북한군이 지척에서 근무하는 지역도 포격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예상 지역엔 육해공군이 최첨단 군사무기를 배치해 놓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실 관계자들과 군 일각에선 인천 앞바다를 유력하게 지목하고 있다. 북측의 민간인 지역에 재차 폭격을 할 경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북측에 우호적인 러시아, 중국이 반대하고 있는데다 국제적인 비판까지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북측의 연평도 포격의 빌미가 북측이 자의적으로 정해놓은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는 점 역시 인천 앞바다가 지목되는 배경이다.
이에 군 관계자들은 장거리포인 170mm 자주포나 240mm 방사포를 동원해 인천 앞 바디에 포격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군 역시 인천 앞바다 공격에 맞서 F-15K, KF-16 전투기 기지에 비상출격 명령태세를 유지토록 하는 등 공군을 대비 시키고 있다.
한편 영종도 인근 영해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과 포격이 가해질 경우 남측의 경제적 손실은 막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영종도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소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은 5년 연속 세계적인 공항으로 1위를 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객의 80%가 거쳐 가는 아시아 대표 관광지다.
하지만 북측의 해상 공격이 이뤄질 경우 당장 유럽을 비롯해 미국, 아시아 국가들의 기항이 일본으로 유턴할 공산이 높다. 현재 환승객만 연간 500만 명을 돌파했고 국내외 여행객이 4000만 명이 웃돌 정도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물동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억 달러(연간 한화 260조 원) 어치의 물동량을 취급하고 있다. 이는 월 21조6천억 원, 일로 계산하면 7천2백억 원의 매출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북측이 인천 앞바다 해상 공격으로 인천 공항이 3일만 마비돼도 최소 2조 원에서 최대 3조 원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물동량만 계산한 것이고 여객수송량에 공항내 항공사, 관광, 쇼핑 등 인근 부대시설 매출까지 더할 경우 피해는 수십조로 늘어날 수 있다. 국가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영종도 영해 공격시 우리군 ‘딜레마’
하지만 북측이 인천 앞바다에 포격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원점지를 우리 군이 타격하기에는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 군 역시 NLL 북쪽 해상으로만 대응 포격을 할 공산이 높다는 지적이다.
2010년 8월 북측의 포탄이 NLL 남측 해역에 떨어졌을 때 우리 군은 경고방송만 했을 뿐 영해상 맞대응조차 하지 못했다. 이래저래 우리 군이 연평도 해상공격이후 한반도 긴장국면만 높였고 북측으로선 남측의 영해 폭격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공은 북측으로 넘아간 셈이됐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