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날에’...5·18 광주 민주화 운동 소재로 20대 깨우다, 2011년 연극상 휩쓸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상처를 웃음 깃든 희극으로

2012-03-28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작품 연극 ‘푸르른 날에’가 서울시창작공간 남산예술센터와 신시컴퍼니 공동제작으로 오는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다시 관객과 만난다.

2011년 5월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 된 연극 ‘푸르른 날에’는 2011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연출상 수상, 2011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5.18의 비극을 ‘21세기 신파극’이라는 과감한 시도로 새롭게 조명하여 한국 연극계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줬다.
 
 
초연의 성과를 바탕으로 재공연 되는 이번 무대는 초연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의 교체 없이 완성도를 더하고 있다. 고선웅 연출은 “신파는 더욱 디테일해질 것이며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초연 때 러프 했던 장면들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더욱 세심하게 가다듬어 질 것이다”라고 재공연의 소감을 밝혔다.
 
‘차범석 희곡상’ 제3회 수상작 ‘푸르른 날에’는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속에서 꽃핀 남녀의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구도(求道)와 다도(茶道)의 정신으로 녹여낸 정경진 작가의 작품이다.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던 사연들을 현재와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구조로 그려낸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고선웅이 각색, 연출을 맡으면서 연극 ‘푸르른 날에’는 촌철살인의 입담과 특유의 리듬감까지 얻게됐다.
 
‘푸르른 날에’는 19명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유머와 위트 있는 대사와 유쾌한 움직임으로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기존의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루었던 작품들이 역사 현장을 재현하는 사실주의 극으로 반성과 감동을 주었던 반면, ‘푸르른 날에’는 현재 그들의 삶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생의 ‘푸르른 날’을 역사적 비극에 빼앗긴 사람들의 세월을 돌아보면서 5.18의 역사적 사실과 정신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역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서정주 시, 송창식의 노래로 여는 마지막 장면은 ‘푸르른 날’의 희망과 기대를 상징하고 있다. 연출가 고선웅은 무대화의 과정에서 어둡고 무거운 서사와 통속적인 멜로드라마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역이용하여 다소 과장되며 희극적인 연극어법을 취하고 있다. ‘푸르른 날에’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극에 아이러니와 위트를 더함으로써 지난 역사가 아닌 오늘의 역사를 돌아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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