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을 분석한다
强,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 메시지 전달력 최대 강점”
弱, “진심 의심된다… 진정성 결여된 이미지 약점”
2010-12-14 전성무 기자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지만 아직도 대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주자 중의 한명이다. 앞서 민주당 대표직을 놓고 벌인 일전에서 손학규 대표에게 밀려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야권의 잠룡으로서 그의 위치는 아직 확고하다. 그의 강점과 약점 등을 분석한다.
[편집자 주]
여론조사 및 정치 전문가 3명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최대 강점으로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를 꼽았다.
방송사 앵커 출신으로 이슈선정과 메시지 전달능력이 타 주자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다.
강점(strength)
“지명도가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 대선 본선에 진출하면서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앵커 출신으로 언변 즉, 화술이 뛰어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13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오면서 꾸준히 언론에 노출돼 온 결과다. 평소 간결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는데 타 주자들 보다 메시지 전달력이 탁월하다는 점도 강점이다.”(김창권)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가 최대 자산이다. 그 다음 강점은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정치감각이다. 지난 전당대회 때 민주당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담대한 진보론을 주장하며 당명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런 순발력은 다른 주자들이 따라갈 수가 없다. 통일부 장관 경험으로 차기 대선에서 복지와 함께 주요 이슈가 될 남북관계, 통일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김능구)
“정치적 감각과 자기이슈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토론에 강하다는 점도 또 다른 강점이다. 그래서 감성적이기도 하며 호소력도 뛰어나다. 이 때문에 가장 대표적인 미디어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앵커출신으로서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능력을 갖췄는데 대중과 친화적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성국)
약점(weakness)
정치 전문가들은 반면 진정성 결여가 정 최고위원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측면이 대중에게는 이벤트성으로 비춰진다는 것. 이 밖에도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의 한계가 정 최고위원의 또 다른 약점이라고 했다.
“지역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수도권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야권을 연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지난 대선만 봐도 500만 표차이로 패배하면서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는데 이것이 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한다. 차라리 2007년 대선이 아닌 2012년 대선에 도전했으면 더 좋았을 법했다는 생각이 든다.”(김창권)
“진정성 결여가 가장 큰 약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준 진정성이 정동영에게는 없어 보인다. 앵커 출신이다 보니 정치적 메시지 생산력이 탁월한 반면 많은 행동들이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하는 이벤트로 보인다는 것이다. 표의 확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약점이다. 지난 대선 때 엄청난 표 차이로 패배했는데 이 때문에 호남에서 비호남 후보론이 나오고 있다.”(김능구)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국민들이 TV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보면서 웃고 울듯이 정 최고위원의 행동이 진심인지 그냥 연기하는 것인지 의심을 하는 측면이 있다. 이미지만 있고 내용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많이 받은 것이 이 때문이다. 본인도 이런 면을 극복하기 위해 부자세 논란과 같은 민감한 정치이슈를 들고 나오지 않나.”(고성국)
기회(opportunity)
전문가들이 본 정 최고위원의 기회요인은 다양했다. 범야권 통합, 한반도 안보위기,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 곧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야권을 모두 어울러야만 기회요인이 생긴다. 즉,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민주당 후보로 추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회요인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치행보에서 벗어나 성숙된 정치인의 면모를 보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김창권)
“한반도 안보위기가 추후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관계, 통일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아지는 것이다. 손 대표가 노선에서 민주당 정통 지지세력과 갭이 있는 반면, 정 최고위원이 민주당 정통세력과 일치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기회다.”(김능구)
“손학규의 위기가 곧 정동영의 기회가 될 것이다. 손 대표의 지지율이 대선 직전 급격히 하락한다면 야권에 마땅한 주자가 없기 때문에 기회가 올 수 있다. 정 최고위원은 호남권의 지지기반이 탄탄해 손 대표와는 상대적으로 표의 충성도가 높다. 잘 무너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굉장히 많은 정치적 부침이 있었지만 계속 재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고성국)
위기(threat)
전문가들은 야권분열로 인한 통합불발, 민주당 내 비호남 후보론 정착을 정 최고위원의 최대위기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손학규 대표의 상승세가 정 최고위원의 기회를 완전히 차단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야권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위기로 작용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세력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이 상존하고 있고 국민참여당 까지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야권이 분열됐다는 얘기다. 역대 대선 구도를 보면 통합하면 승리했고 분열되면 무조건 패배했다. 범야권 통합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김창권)
“민주당 내 비호남 후보론이 굳어지면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또 정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등을 했는데 국민여론조사에서 특히 격차가 큰 걸로 나왔다. 이는 다음 대선에서 야권전체 후보단일화 과정이 진행될 경우 더 크게 벌어질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김능구)
“손학규 대표가 계속 잘 나가면 이게 곧 위기다. 아예 기회가 없다. 지금 민주당은 대선에서 필승 할 수 있는 주자를 고르고 있다. 수도권까지 아우르는 지지세력을 가지고 있는 주자를 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손 대표의 대선 지지도가 계속 유지되면 수도권 기반이 약한 정 최고위원이 본선경쟁력에서 밀려버릴 공산이 높은 것이다.”(고성국)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