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모 경기방송 전 부회장, ‘골프 접대’ 의혹
경기방송, 코바코에 수십 차례 골프접대 ‘파문’
[일요서울]이 입수한 자료와 회사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K 전 경기방송 부회장은 재직 당시 30여 차례의 골프 접대를 했으며 접대 대상 중에는 코바코 임직원도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이 뒤늦게 일고 있다.
코바코는 공영 미디어렙으로 방송사에 광고를 판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사에서는 드러내지 않을 뿐 코바코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결국 K 전 부회장 또한 방송국 경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매출을 늘리기 위해 코바코 임직원들에게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접대 골프로 거액 사용 '의혹'
[일요서울]이 입수한 자료에는 K 전 부회장은 2006년 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무려 30차례가 넘게 골프 접대를 했으며 그 금액은 26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가운데는 1회에 200만 원이 넘는 비용도 포함돼 있다.
내부 소식에 밝은 소식통은 골프 접대를 했을 경우에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고했으며, 보고 시에는 누구와 골프를 쳤는지 연필로 기재하게끔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골프 접대도 많았지만 시시때때로 코바코 직원들과 식사자리를 가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 또한 식사와 골프 접대는 계속해서 이뤄졌으며 이렇게 해야만 지속적으로 광고 배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K 전 부회장은 골프를 좋아했으나 혼자만 즐길 수는 없어 일부러 코바코 임직원과의 골프 약속을 잡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K 전 부회장 재직 당시 코바코 담당은 두 사람이 하고 있었으며 한 사람은 임원급을 다른 한 사람은 실무진을 담당하며 접대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코바코 측은 “지난번에 제기한 (골프 접대) 의혹도 내부적으로 확인했으나 사실 무근이었다”며 “만약 다른 의혹이 제기된다면 이 또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바코 임직원 행동강령 제16조 1항에서는 “임직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일체의 금품, 향응, 편의를 받아서는 아니 되며, 직무관련자와의 골프 및 사행성오락(마작·화투·카드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골프 접대 외에도 K 전 부회장은 서울과 수원 소재 백화점에서 카드를 사용했으며, 면세점 그리고 백화점 식품코너에서도 결제를 한 것으로 알려져 회사일과는 무관한 곳에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은 2005년 43만여 원, 2006년 770만여 원, 2007년 430만여 원, 2008년 60만여 원 등 총 1300만 원이 넘는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K 전 회장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각종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
K 전 부회장, 퇴직금도 못 받고 사직
한 소식통은 K 전 부회장의 이런 문제는 내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으나 이를 지적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K 전 부회장은 심기필 전 회장의 믿음을 얻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의 잘못된 행동을 직접적으로 지적할 수 없었으며, 회사 내 모든 소통의 통로는 K 전 부회장으로 일원화돼 있어 드러내놓고 말할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혹이 계속되면서 회사 측에서는 자체적인 조사를 벌여 의혹 중 일부가 사실임을 확인한 후 K 전 부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K 전 부회장은 사퇴를 할 수는 있지만 재직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에서는 비위 금액이 퇴직금을 초과하여 상계하는 것을 요구, 서로 합의해 결국 K 전 부회장은 퇴직금 없이 회사를 떠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방송 경영지원부 관계자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K 전 부회장에게 직접 물어봐라. 알아서 취재하라”며 공식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어 그는 “누구의 부탁인지 알고 있다. 언론사 관련해 내막 있는 기사는 쓰지 마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여성 부회장, 세관 신고 않고 보석 들여왔다는 ‘의혹’
K 전 부회장 이외에 여성 임원이 고액의 보석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밀반입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제3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06년 7월 경기방송 대표이사와 청취자위원 등 15명은 러시아,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심기필 회장은 네덜란드에서 여성 임원에게 고가의 보석을 선물했으나 이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고액의 보석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관세법 위반인 밀수로 볼 수 있으나 밀수에 관한 공소시효가 5년으로 줄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 해도 처벌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언론사 임원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다수의 소식통들은 한결같이 현재 일고 있는 의혹이 모두 밝혀지고 책임질 인물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 새로운 경기방송으로 환골탈퇴하기를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