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 보이지않는 손에 끌려다녀"

2010-12-13     김은미 박세준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13일 '예산 파동'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고흥길 정책위의장 사퇴와 관련,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당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끌려다니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청회동 후 (고 의장의 사퇴를) 청와대가 정한 것처럼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또 "당의 지도부는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총선과 대선은 당이 치르는 것이지 청와대가 치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의 지지는 국민으로부터 온다. 청와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흥길 의장이 사퇴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은 당이 독자성을 상실했다는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이번 파동을 기획재정부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 같은데 재정부는 예산을 관료적인 입장에서 보는 것이고 정치적, 국민적인 입장에서 보는 것은 당의 책임이다. 예산 내용의 책임을 재정부로 돌리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쪽지 예산으로 심사 없이 증액된 '실세예산'이 있다면 집행을 유보해달라"며 "반영되지 못한 서민 예산은 예비비를 통해서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템플스테이와 춘천-속초 고속화 철도 기초설계 용역비 30억원 미반영은 돈 문제가 아니라 불교계와 강원도민의 자존심 문제"라며 "템플스테이 예산은 기금 전용으로 가능하고 춘천-속초 예산은 예비비로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