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의 ‘깊은 한숨’
2010-12-07 전성무 기자
송 시장은 앞서 북한의 연평도 피격을 두고 우리 군에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송 시장은 지난 11월 30일 오전 연평도 초·중·고교생 107명이 공부하는 서구 영어마을을 찾았다.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학생들에게 옷과 신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시장은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서구 영어마을에 들려 이곳 기숙사에 들어와 어제부터 공부하고 있는 연평학생 106명을 격려했습니다...오후에 백화점으로 데리고 가 옷과 신발을 사 줄 계획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인천시도 ‘서구 영어마을에서 교육 중인 연평도 초.중.고교생 107명에 대해 개인별 취향을 반영해 의류를 지원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연평도 학생들은 송 시장의 약속대로 이날 오후 늦게 인천시내 한 백화점을 찾아 1인당 20만 원어치씩 총 2800만 원 상당의 옷과 신발을 샀다.
그런데 지원금의 출처가 문제가 됐다. 송 시장의 지시로 이뤄진 백화점 쇼핑 대금이 다음날인 1일 시 예산이 아닌 한 독지가가 옹진군에 맡긴 기부금 5000만 원 중에서 지급됐기 때문이다. 기부금을 사용은 시 간부들이 쇼핑을 마친 뒤 옹진군과 관련 비용 처리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송 시장은 예산의 출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트위터에 ‘학생들에게 옷과 신발을 사 주겠다’는 글을 올려 독지가의 기부금으로 본인이 생색을 냈다는 공분을 사게된 셈이다.
이와 관련. 윤관석 인천시 대변인은 “당초 시 예산으로 의류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를 검토하고 옹진군과 최종 협의한 결과 기부금을 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