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남편 기소 청탁 의혹 돌발 악재 ‘곤혹’

野 “나경원 부부 사과하고 후보 사퇴하라”

2012-02-29     고동석 기자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이 4.11 총선 공천 확정도 받기 전에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으로 정치적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방송에서 김 판사가 나 전 의원이 지난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비판한 네티즌에 대해 기소 청탁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거센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김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은 박은정 검사가 나꼼수 패널인 주진우 기자에게 양심선언을 하면서 밝혀졌다. 

이번 파장은 나 전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와 함께 면접 심사를 받고 확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가 2차 공천 후보자 확정 명단에 나 전 의원을 포함시킬 경우, 가뜩이나 1차 공천 확정으로 김종인 비대위원이 사의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내부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8일 역사정의실천연대는 ‘역사정의’에 역행하는 정치인 40명을 공개했는데 이중 나 전 의원의 이름도 올라 있었다.

실천연대는 새누리당 심재철, 안상수 의원, 유인촌 전 장관과 함께 나 전 의원을 ‘색깔론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과 더불어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와중에 박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터져나온 나 김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은 총선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는 나 전 의원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번 파장과 관련해 야권은 한 목소리로 나 전 의원의 총선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은 아직 이 땅에 아직도 상식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다”며 “검찰은 기소청탁 의혹의 사실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검찰과 사법부가 또 다른 청탁으로 진실을 덮고 박 검사만 압박한다면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대변인은 “1억원 피부과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나경원 후보가 바로 옆 피부과에서 총선 대비용 시술을 또 받았다는 주간지의 보도가 바로 어제 있었다”며 “나경원 후보의 변명이 거짓임을 드러내는 증거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거짓으로 진실을 덮으려고 했던 나경원 후보는 서울 중구 국회의원 후보직에서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이 법적·정치도의적 책임을 지는 최소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역시 “국민을 기만한 나경원 부부의 교활한 행동에 할 말을 잃는다. 국회의원과 판사직을 남용해서 무고한 국민을 짓밟다니, 상식과 정의를 유린하는 범죄”라며 “나경원 부부는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지안 당 부대변인은 “특히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은 상식적으로 봐도 법관 징계사유에 해당되니 그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은 총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퍼부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 측 캠프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당의 공천 확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