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미 FTA 발효일 확정...더 이상 재협상 없다"
대미 수출 가격경쟁력 확보 주식 종목 전날 대비 상한가
[일요서울Ⅰ김선영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15일 0시부터 발효된다.
한미 FTA의 발효는 협상 기간으로는 지난 2006년 6월 이후 5년8개월이 걸렸고, 2007년 4월에 협상 타결된 이후 꼭 4년10개월이 소요됐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오후 8시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두 나라의 자유무역협정 이행 준비상황 점검협의가 모두 끝났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21일 오후 6시 협정 제24.5조 1항에 따라 발효를 위한 국내 법적·절차적 요건을 완료했고 발효일은 3월15일로 합의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고 조약 발효 시점을 알렸다.
야권이 재협상을 요구했던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대해선 "법무부 등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우리 입장을 정리해 서비스투자위원회를 열어 미국과 성실히 협상을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민주통합당이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에게 서한을 전달한 재협상 9개 요구사항에 대해선 "지난 정부에서 종결한 것"이라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ISD 부문에서 미국 업계가 한국에 사업을 진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국내법과 마찰을 빚을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한미 FTA 발효 시점이 공지됨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자동차 부품과 섬유업체 주가가 관심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쇠고기주'로 통하는 수입육 유통 관련 주도 급등세을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9시58분 현재 자동차부품 대표 업체인 현대모비스 주식은 전날보다 8천500원(3.07%) 오른 28만5천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만도와 한일이화는 4% 이상 상승했다. 현대이화와 S&T대우, 에스엘, 평화정공, SJM 등은 코스피 약세에도 1~2%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등 자동차 부품주가 모두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부품주가 상승세를 띠는 이유는 한미 FTA 발효시 적용될 관세(2.5~4%)가 즉시 철폐되기 때문이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미 수출 길이 그 만큼 활로가 열렸다는 것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날보다 0.88%, 0.41% 각각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역시 증시 전문가들은 발효 시점을 전후로 상승 곡선을 긋기 위한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섬유업종도 주목받는 종목들로 꼽힌다. 평균 13.1%의 섬유부문 관세가 폐지되기 때문에 대미 수출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주식시장에서 성안은 상한가를 달리고 있고, 웰크론과 신라섬유 등도 2%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한일사료를 포함해 에이티넘인베스트와 대국도 두자릿수 이상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