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형제 이름나온다"

아프리카 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

2012-02-20     홍준철 기자

MB 형제 지인들, “오덕균과 무관하다” 반박
BW ‘보험용’인가 ‘로비용’인가 검찰 수사 핵심

[일요서울 Ⅰ 홍준철 기자]  씨앤케이인터내셔널(CNK)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의 칼날이 매섭다.

검찰이 오덕균 회장이 로비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자금 추적에 나서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총 59개 매매계좌추적을 통해 30~50명의 인사들중 정권 핵심인사와 관계인들에 대한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K모 병원장, 그리고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깊은 또 다른 K씨에 대한 연루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미 검찰 수사를 받은 조중표 전 총리실장,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 대사에 이어 대통령 형제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배경을 심층 취재했다.

씨앤케이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은 정권 실세의 개입여부다. 이미 민주통합당에서는 ‘자원외교’ 선봉에 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지만 본인은 “100% 무관하다. 1000번 특검해도 나올 게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오덕균 씨앤케이인터내셔널 회장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매계좌 59개를 찾아내 자금 추적에 나서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30~50여명에 해당되는 관련된 인사들 중 정관계 인사들이 있는 지 파악하는 한편 오 회장이 로비용으로 헐값에 넘겼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NK가 그동안 발행한 BW는 모두 100개 계좌로 370만주에 달한다.

오 대표는 2009년 10월부터 2011년 8월까지 12명에게 247만여주의 신주인수권을 팔았다. 검찰은 이중 신주 172만여주의 인수권을 주당 1262원에 매입한 사람들의 명단을 금융감독원에서 건네받아 분석중이다. 이 과정에 오 대표가 BW를 팔아 727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사실을 검찰은 밝혀낸 상황이다.

관건은 BW 매수매도한 인사들중 정권 핵심 실세와 연루된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 지 여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는 정태근 의원은 “실세 2명이 차명으로 받아갔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 역시 “오덕균 대표가 BW를 자신이 매입한 값보다 훨씬 싸게 이명박 대통령 (주변) 실세에게 매각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뿐만 아니라 검찰은 실세와 관련된 인사들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민주당이 파악한 정권 실세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두 인사는 A 병원의 원장인 K씨와 또 다른 복수의 동명이인 K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6·3동지회 회장 MB 정권 인수위 자문위원도

K 원장은 MB정권하에서 공공기관 이사장을 지냈고 6·3 동지회 회원이기도 한 인사다. 또한 그는 17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내 이 대통령과 친분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역시 6·3동지회 회원이다. 또한 ‘대통령의 남자’로 알려진 이재오 의원이 6·3 동지회 회장을 지낸 바도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이후 6·3동지회 송년회에 참석해 공로를 치하했고 지난해에는 청와대에 200여 명의 회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서는 BW를 받은 것으로 파악한 K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을 두고 청와대에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K 원장측은 17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씨앤케이인터내셔널 BW를 매수·매도 관련 “금시초문이자 전혀 모르는 얘기”라며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정권 실세인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특수관계인으로 BW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K씨의 경우 동명이인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첫 번째 K씨는 포항내 마당발로 알려진 인사로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K씨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내가 얼마나 매입을 했느냐”고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했다. 이어 그는 “지역구 의원인 이상득 의원은 민원 때문에 자주 만난다”면서 “초선때부터 알고 지냈고 개인적으로 대통령 형 이전에 다선 의원으로서 지역에서 존경하는 한 분”이라고 인연을 소개했다.

MB 친인척 SD 측근·지인 동명이인 존재

하지만 그는 “오 회장도 모르고 명의를 빌려준 적도 없다”면서 “그러나 포항에서 오래살았고 오 회장이 ‘보험용’으로 나도 모르게 내 명의를 도용하거나 차명으로 BW를 매입할 수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득 의원실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K씨는 공식석상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이 의원과 절친한 사이로 볼 수 없다”면서 “의원이 사람을 만나면 회장을 만나지 하위직 인사를 만나겠느냐”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두 번째로 지목되는 K씨는 이상득 의원실에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실에선 “오 회장과 거래할 정도로 감도 안되고 무관하다”고 입장을 전해왔다. 결국 오 회장과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이 한결같이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이명박 대통령 사촌이 BW를 헐값에 매입했다는 소문까지 정치권에 나돌면서 청와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대통령 사촌인 김재홍 KT&G 전 이사장으로 현재 영업 정지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중순경에 구속됐다.

이처럼 BW를 받은 인사들 실명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민주당에선 대통령 형제와의 관련 의혹을 버리질 않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향후 검찰 수사가 정권 핵심 실세로 이어질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