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배, “제주도 농가 주변인…미니 음반 ‘좀 웃긴’ 발표”

2012-02-15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Ⅰ김종현 기자]  스스로를 ‘농가 주변인’이라고 소개하는 싱어송라이터 윤영배(45)가 두 번째 미니 음반 ‘좀 웃긴’을 발표했다.

윤영배는 2010년에서야 첫 음반 ‘바람의 소리’를 발표했지만 그의 음악 경력은 무려 20년 된 베테랑 뮤지션이다.

새 음반을 들고 나온 윤영배는 지난 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간의 삶과 새 음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이 음반에 담긴 음악이 절대 나를 대변할 수 없다”며 “내가 산에서 나무를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처럼 나의 여러 모습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말해야 한다는데 난 아직 그만한 자격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말로 겸손히 말문을 열었다.

1993년 ‘제5회 유재하가요제’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뮤지션의 삶을 시작한 그는 이후 장필순, 조동식, 더 클래식, 이규호 등의 음반에 작곡 및 연주자로 활동했었다.

그러던 중 돌연 1999년 네덜란드 명문 음악원인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로 유학길에 올랐다.
윤영배는 “친구가 시험보는데 여행 삼아 따라갔다가 저도 교회에서 통기타를 하나 빌려 시험을 봤는데 붙었어요. 당초 학교 다닐 생각이 없어 수업은 거의 안 듣고 놀았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하지만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2001년 귀국해 이듬해인 2002년 제주에서 둥지를 틀었다.

“제주 차귀도 앞에 살아요. 농가 15가구가 있는 작은 마을이죠. 작은 텃밭을 가꾸고 나무로 불을 때고 책도 보고 하이파이 오디오로 음악도 듣고 살죠. 제 기준에서는 부족할 게 없는 호화로운 생활입니다”라며 소박한 일상생활을 소개했다.

윤영배는 새 앨범에 대해 제주에 사는 20년 지기 조동익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자신이 작사 작곡을 하면 조동익이 편곡을 거쳐 완성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엔 조동익의 베이스 연주를 더해 사운드의 볼륨감을 살렸고 제주에 놀러온 기타리스트 이상순도 연주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별히 어느 순간에 쓴 곳들이 아니라 끼적이다가, 기타를 치다가, 때론 시큰둥해져 만든 곡들”이라며 “그래서 내 음악을 뭐라 표현하기 힘든데, 그저 시무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 흥미로운 점은 전곡이 두 가지 버전으로 실려있어 미묘한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
윤영배와 조동익의 의도대로 마스터링한 버전과 서울의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리마스터링한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윤영배는 “노래하고 기타를 쳤으면 이게 어떻게 들리더라도 책임져야 한다”며 “재생영역도 녹음의 과정이다. 우린 30년 된 스피커, 20년 된 앰프에 초라한 장비로 허락하는 상황에서 감당할 수 있는 한 마스터링을 했고 여느 가수들처럼 전문가에게 맡긴 리마스터링 버전을 함께 실어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곧 다시 제주에서 그만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는 미국의 농부이자 시인겸 작가로 현대문명을 비판해온 웬델 베리의 소설 ‘포트윌리엄의 이발사’속 이발사처럼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살고 싶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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