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을 분석한다
强 : 젊고 참신한 이미지…여성 표심 흔들 것
弱 : 당내 기반 약하고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 부족
2010-11-22 전성무 기자
오세훈 서울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시장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오 시장은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다. 그것은 서울 시장이라는 자리가 늘 대권에 최근접한 자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 시장 개인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 지사에 이어 3위를 달리는 오 시장의 장점과 단점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여론조사 기관 및 정치전문가 3명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대 강점으로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들었다. 또한 세련된 이미지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 것이라고 했다.
강점(strength)
“6·2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다소 차가운 이미지로 변질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이미지는 오세훈 시장이 갖고 있는 첫 번째 강점이다. 아울러 과거 정수기 광고 등으로 구축된 클린 이미지, 그리고 소위 ‘오세훈 법’이라 불리는 정치자금법 제정 등으로 깨끗한 정치인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점이 두 번째 강점이다. 마지막으로 율사 출신이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입법 활동 경험, 그리고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의 최고 수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이 오 시장만의 강점이다.”(이택수)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기존 정치권의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후보다. 변호사, 방송활동 등을 통해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여기에 시장으로서 행정경험도 더해져 한나라당 지지층 외에도 젊은 층과 중도 층 등 취약계층에서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서울 지역 외에도 통하는 확장성 있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김윤태)
“젊음이 가장 큰 강점이다. 대중들이 언뜻 생각할 때 멋있고 젊어서 역동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여성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드러운 이미지도 장점이다. 서울시장을 연임한 경력으로 행정적인 경험과 능력을 갖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행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필요한 자질을 쌓아가고 있다고 본다.”(황인택)
약점(weakness)
정치 전문가들은 오 시장의 주요 약점으로 빈약한 당내 조직기반을 꼽았다. 조직기반 확대를 위해 당원들과의 긴밀한 스킨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검증되지 못한 국정운영 능력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경쟁 후보들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 하겠지만 경쟁 후보라 할 수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비교할 경우에도 당내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보인다. 당내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들과의 긴밀한 스킨십과 공조가 요구된다.”(이택수)
“한나라당 내에서 세력과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에 비해서 약한 편이다. 또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장점임과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정에서의 성과가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창의시정과 디자인 서울 등 정책이 서울 시민들에게 변화가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행정적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강남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패배하지 않았나.”(김윤태)
“지금까지 시정 운영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역량을 보여줬지만 국가적인 관점, 즉 국정운영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약점이다. 국가적인 역경이나 큰 일을 극복해 나가는 지도자로서의 모습보다는 실무적인 느낌이 강하다. 대통령은 행정경험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정치세력을 아우르는 리더십 형성이 필요하다.“(황인택)
기회(opportunity)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점과 새로운 정치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추후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여권 내 계파갈등이 대선 직전 표면화 되면 ‘박근혜 대항마’로 오 시장이 부각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것은 오 시장에게 큰 기회요인이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 자체가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입지를 탄탄히 해줄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최근 참모들로 하여금 4년의 임기에 대한 언급을 삼가라는 지시도 내렸을 것이다. 2012년 총선도 오 시장에게는 당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이택수)
“친이-친박계 간 갈등이 대선 전에 표면화 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항마로 여권 친이계에서 김문수 지사와 더불어 오 시장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세력분포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야권에서 손학규 대표와 더불어 정동영 최고위원, 제3의 후보 가운데 어떤 인물이 부각되느냐에 따라서 변수가 될 것이다.”(김윤태)
“오 시장은 새로운 정치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새 정치의 시작이자 구 정치의 끝자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처럼 야권에서 새로운 정치적 신진대사가 일어났을 경우 대항마로 오세훈, 나경원 같은 인물이 떠오를 수 있다.”(황인택)
위기(threat)
전문가들은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이 오 시장의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정운영에 대한 성과가 미약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 서울시장이라는 동일한 출신기반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오 시장의 지지율도 동반하락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막아버린 2009년 5월부터 오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지지율의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 점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현 시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정권 후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오 시장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이택수)
“약점과 다소 연관되는 부분이 있는데 한나라당 내 조직기반, 독자적인 세력기반이 약하다는 점이 추후 위기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 한나라당 내부에서 차기 보다는 차 차기를 도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만약 차기 대선출마를 선언하면 시정공백에 대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재선에 나오면서 대선 도전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하지 않았나.”(김윤태)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이 추후 위기가 될 수 있다. 시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을 경우 대선주자로서의 역량이 문제될 수 있는 것이다. 여권의 구도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야권과 달리 여권에서 변화의 신진대사가 늦어지면 당내 기반이 약한 오 시장이 부각되기 어렵다. 기득권 세력이 변화를 억제시킬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대권을 잡기 위해 당심과 민심을 모두 잡아야 한다는 2중 과제를 안고 있다.”(황인택)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인터뷰에는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김윤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 등 3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