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버린 소비심리…자동차 판매량 19% 감소
곳곳 악재에 경기회복 쉽지 않아
자동차 판매율과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최저수준으로 추락해 2011년 4분기 실적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와 불안한 유가 등 곳곳에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가 산재하고 있어 경기회복을 위한 돌파구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판매 증가율 사상 ‘최악’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증가량은 충격 그 자체다. 1월 자동차 판매량은 19.9%나 줄어 2009년 1월(-24.1%) 이후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넉 달째 뒷걸음만 걷고 있다.
상황은 백화점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설 특수에도 불구하고 이달 백화점 매출은 판매가 가장 부진했던 2008년 12월(-4.5%)과 비슷한 -4.2를 나타냈다.
백화점은 할인을 외치지만 소비자들은 위축된 소비심리로 백화점 문턱을 넘지 않고 있다. 할인점 매출도 2.0% 증가한 것에 그쳐야만 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8로 2개월째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CSI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소비지출전망CSI는 자영업자(98)의 심리 위축이 가장 컸다. 특히 자영업자의 CSI는 2009년 4월(95) 이후 가장 낮아 봉급생활자(110)와 점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사고 안 먹는 소비자… 민간소비 3년만에 최저
한국은행은 8일 작년 4분기 민간소비는 2009년 1분기(-0.3%) 이후 처음 감소해 전기보다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4분기(-4.2%) 이후 최저치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증가한 것에 그쳐 2009년 3분기(0.4%) 이후 가장 낮았다.
승용차(-10.9%)를 포함한 내구재(-4.0%)의 소비가 전기에 비해 급락한 탓에 통계청의 소매액(소매판매액) 지수도 4분기 2008년 4분기(-4.1%)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 2.2% 하락했다.
소매액은 소매 부문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볼 수 자료로 소매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작년 2~3분기 각각 5.7%, 4.4%에 이어 4분기에 1.5%로 둔화돼 2009년 2분기(1.5%) 이후 가장 낮았다.
내구재 판매는 2009년 1분기(-11.7%) 이후 가장 낮아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품목별로는 가전제품(-4.6%)이 2007년 4분기(-8.4%) 이후 4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보인 것을 비롯해 승용차(-7.7%), 가구(-1.6%) 등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옷, 신발, 오락ㆍ취미용품이 포함된 준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2010년 4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째 하향곡선을 그려 2.2%에 머물렀다.
서적ㆍ문구(-3.2%)의 판매 감소가 두르러졌던 비내구재(1.4%)는 3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