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움직이는 증시 ‘작전세력’
루머에 출렁이는 악순환 반복되는 한국 주식시장
#사례2. 지난해 6월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주도한 A씨는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검거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폭탄이 폭발해 사회가 혼란해지면 주가지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풋옵션으로 수익을 내려고 했다고 자백해 경찰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사례3. 2009년 6월 상장사 B사는 36명을 3개의 그룹으로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렇게 만든 조직을 이용해 IP를 분산해 입출금을 소액으로 나눴고, 스마트폰과 메신저를 이용해 동시에 주문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단숨에 끌어 올렸다.
루머에 취약한 한국증권시장의 약점을 이용해 ‘한방’을 노리는 ‘작전세력’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치밀한 계산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주가조작에 취약한 이유는 정상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문화보다는 한방을 노리는 한탕주의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고위험 거래로 분류되는 풋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에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것은 이를 반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생상품이 거래되는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37.22%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증권 영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물론 사람들이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그러나 수익률이 낮으면 선 듯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고 귀뜸했다.
이 관계자는 “고수익이라는 말에는 일단 집중해서 듣는다”며 “문의가 많은 쪽도 수익이 높은 쪽이다”고 전했다.
전업투자자가 많은 것도 한국 증시가 ‘작전주’에 휘둘리게 하는 한 이유다.
한국거래소는 비공식적으로 개인 전업투자자를 1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거래소는 컴퓨터 앞에서 단타매매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업투자자가 테마주 열풍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메신저와 SNS을 이용해 악성루머를 퍼트리기 때문에 증시에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해도 적발하기기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증시의 불공정 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지난해 금감원이 조사한 불공정거래 건수는 209건으로 전년보다 8건 늘어난 것에 그쳤다.
<천원기 기자> 000wonki@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