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빨간불' 신용카드사 출혈경쟁 신용불량 부채질

연체율 가계대출 보다 두 배 넘어서 우려

2012-02-01     천원기 기자

카드대출로 인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제2의 카드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사들이 카드사를 분사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다, 저신용자들이 은행권 대출 보다 규제가 덜한 카드대출을 많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8조2천억 원으로 2010년 말보다 3천 억 원 증가했다. 

이중 2008년 말 12조원 수준이었던 카드론은 2010년 말 15조5천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엔 15조8천억 원까지 증가했다.  

카드론은 은행권 대출이 힘든 저신용자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금융권에 잠재한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대출 연체율이 위험 구간으로 진입한 현금 서비스도 카드대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2006년 카드대란 이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0.1%까지 떨어졌던 연체율은 지난해 1월~10월까지 평균 1.8%로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말 현금 서비스 대출 잔액은 총 12조4천억 원이었다.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지난해 초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558조1천억 원으로 41조원 가량 증가했다.

신용카드사들이 카드대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의견이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지난해 KB국민금융지주는 KB국민카드, 하나금융지주는 하나SK카드를 분사시켰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카드 분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들이 수익창출이 편한 카드부문을 집중 육성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 가맹점 수수료를 내려야 하고, 수익을 내려면 신용대출 비율을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말 카드사의 총 자산은 79조3천억 원으로 카드사태 이듬해인 2003년 말 78조9천억 원을 이미 회복한 상태다. 

카드사의 총자산은 2008년 65조원, 2009년 65조9천억 원, 2010년 75조6천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천원기 기자> 000wonki@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