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의 악수 노하우… 그속에 담긴 의미는?
2010-10-25 김은미 기자
선거운동 기간일 때는 하루에 수천번이상 악수를 하게 되는 국회의원들은 손을 맞잡는 찰나의 순간에 자신을 분명히 각인시키기 위한 '악수 노하우'를 비장(秘藏)하고 있다. 대권을 꿈꾸며 전국구로 뛰는 대선 주자들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여론 지지율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악수법은 '따뜻한' 악수다. 박 전 대표와 악수를 한 사람들은 악수를 하고나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고들 말한다.
최근 거론되는 대선주자들 중 사실상 유일한 여성 후보이기도 한 박 전 대표는 "안녕하세요", 혹은 "수고가 많으세요"라는 짧은 인사말과 함께 살짝 상체를 숙여 눈을 보고 웃으며 악수한다.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살며시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감싸 두 손으로 잡거나 처음에 악수를 건넬 때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쳐 정중한 태도를 취한다.
아무리 많은 지지자들이 있어도 한 사람, 한 사람씩 모두 악수를 하는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의 후보경선 때 손에 붕대를 감고도 악수를 강행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를 제외한 남성 대선주자들의 경우 보통은 힘을 줘 손을 꽉 잡음으로써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여권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힘을 주고 손을 꽉 잡는 편이다. 측근들은 김 지사가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마라톤 등으로 체력을 키워 악력이 좋다고 전한다.
한 측근은 "경상도 출신의 김 지사는 악수를 하면서 조금 쭈뼛거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같은 모습이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고 귀띔했다.
김 지사는 유권자가 아닌 초등학생들에게도 모두 악수하며 명함까지 건넨다. 초등학생들에게 준 명함은 결코 길바닥에 버려지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철학에서다.
야권의 대선주자들중 최근들어 지지율 1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악수할 때는 상대방의 손을 강하게 힘 주어 쥔다. 한 사람에게 오랜 시간 악수하기 보다는 짧지만 강하게 손을 쥐는데 이때문에 여성의 경우 손가락이 살짝 어긋나는 느낌이 들 정도란다.
손 대표는 특유의 눈웃음과 함께 손을 건네면서 상대방 눈을 바로 응시한다. 짧지만 강하게 인상을 남기는 식이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강하게, 누르듯'하는 악수가 특징이다. 손을 꽉 쥐어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방식이지만 위에서 아래로 내리누르듯 악수를 청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정 최고위원은 위에서 아래로 손을 내밀어 두세번 정도 빠르게, 하지만 좁은 폭으로 손을 강하게 흔든다. 그와 악수를 해본 사람들은 정 최고위원 특유의 낮지만 굵은, 안정감 있는 목소리와 함께 강한 인상이 남게 된다고 한다.
'킹 메이커'뿐 아니라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도 오르내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약간 상체를 숙이면서 눈을 바라보고 부드럽게 손을 잡는 편이다.
'90도 인사'로 유명한 이 장관은 인사할 때도 다른 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상체를 많이 숙이는 편이다. 여기에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키가 큰 편인 것도 한 몫한다고들 한다.
한 측근은 "이 장관이 정말 친한 사람을 만날 경우에는 한 손으로 악수를 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상대방의 어깨를 감싸듯 툭툭 두드리곤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