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유럽 신차로 공격 마케팅” 주문
현대기아차 유럽시장 진출 ‘러시’
박스카에서 유럽피언 新중형모델까지…이전에 없던 새로운 현대 ·기아차
유럽에서 입지를 탄탄히 해야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서 한 단계 상승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유럽시장 대응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 등 내년 해외 자동차 시장이 급변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정 회장이 한 발 앞서 ‘유럽형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특히 유러피언 스타일에 국내 기술력을 겸비시킨 ‘i40’와 ‘밸로스터’는 이미 유럽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신개념 미니 CUV ‘레이(RAY)’는 실내 공간을 극대화시킨 새로운 개념의 신차 모델로 탄생했다. 국내차시장의 블루오션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현대기아차의 유럽형 차량과 그 전략을 살펴본다.
정 회장은 지난 13일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 법인장 회의를 열고 유럽 재정 위기 등 내년 해외 자동차 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고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각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도 내실 강화를 통해 유럽 등 어려운 시장 상황을 타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이를 위해 적극적인 품질 향상과 유럽형 신차 출시로 블루오션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유러피언 프리미엄 i40
특히 현대차가 지난 9월 출시한 ‘i40’는 세단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SUV의 실용성을 겸비한 신(新) 중형모델이다. 기존 중형 세단과는 차별화된 가치와 실용성, 안락함, 우아함을 함께 추구한다. 유러피언의 감성을 앞세워 중형차 시장의 다양성을 높여줄 모델로 평가받기도 한다.
‘i40’는 2007년부터 프로젝트명 ‘VF’로 본격적인 연구 개발에 착수, 4년 6개월의 기간 동안 총 2300여억 원을 투입해 완성됐다.
글로벌 단일 차명인 ‘i40’는 intelligent(총명한), innovative(혁신적인), ingenious(독창적인) 등 앞서가는 첨단 이미지와 함께 나(I, myself)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i’와 중형 세그멘트를 의미하는 숫자 ‘40’을 조합해 준중형 모델 ‘i30’에 이어 ‘i’시리즈의 차명을 계승했다.
내장 또한 외장 디자인과의 연속성을 부여해 물 흐르는 듯 한 선의 흐름을 표현해 디자인됐으며, 좌우가 수평을 이룬 안정된 형태를 갖춰 실제보다 넓어 보이는 공간을 창출했다.
아우토빌트사 최우수 잔존가치상 수상한 ‘벨로스터’
또 다른 신차 ‘벨로스터’는 유럽 최대 자동차 평가업체인 아우토빌트(Autobild)사가 발표한 ‘잔존가치 챔피언(Autobild Wertmeister 2012)’에서 스포츠카 세그먼트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잔존가치(Residual Value)’란 신차를 일정 기간 사용한 후 예상되는 가치를 품질, 상품성, 브랜드인지도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 것으로, 중고차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차량 구입에 중요한 척도로 이용된다.
2004년부터 시작된 아우토빌트사의 잔존가치 평가는 매년 유럽 최대의 잔존가치 평가기관인 ETG(EurotaxGLASS’s)사와 함께 4년이 경과한 차량의 예상 잔존가치로 차급별 순위를 매겨 ‘잔존가치 챔피언’을 선정하며, 총 11개 차급에서 챔피언을 선정해 발표한다.
현대차 ‘벨로스터’는 시장출시 첫 해 까다로운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카 차급에서 폭스바겐 시로코, 마쓰다 MX5 등 경쟁차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유럽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을 갖게 됐다.
‘벨로스터’는 지난 2007년 프로젝트명 ‘FS’로 개발에 착수한 벨로스터는 약 40개월의 연구개발기간동안 총 2700여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됐다.
벨로스터는 ‘빛의 흐름으로 조각된 강렬한 조형’을 의미하는 ‘카빙-레이(Carving-Ray)’를 기본 콘셉트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스타일을 구현했다.
1개의 운전석 도어와 2개의 조수석 전·후 도어 등 총 3개의 도어를 비대칭적으로 가지고 있는 독특한 차체설계를 적용, 후석 탑승객의 탑승 편의성을 고려하는 실용성까지 겸비했다.
블루오션 창출…기아차 레이(RAY)
국내도 마찬가지다. 기아차가 지난달 출시한 ‘레이’는 카파 1.0 엔진을 탑재해 경차의 경제성을 모두 갖추면서도 혁신적 디자인을 적용, 실내 공간을 극대화시킨 새로운 개념의 모델이다.
‘레이’는 지난 2007년부터 프로젝트명 ‘TAM’으로 개발에 착수해 4년여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약 1500억 원을 투입해 완성됐다. ‘희망의 빛, 서광, 한줄기 광명’을 의미하는 차명 ‘레이(RAY)’는 삶을 더 밝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햇살과 같은 차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전장 3595㎜, 전폭 1595㎜, 전고 1700㎜의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차체 크기를 갖춘 ‘레이’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의 전면부 ▲심플함과 안정감이 돋보이는 측면부 ▲깔끔하고 세련된 후면부 등 감각적이고 멋스러운 형태와 모던한 실루엣을 조화시켜 개성 넘치는 이미지를 구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소형 차와 친환경차 쪽에서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적극 활용해 수출을 늘려나가고, 포화상태인 내수의 경우 현상유지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내년에는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경영 전략을 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