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동상 오기 논란…"글자체 일관성 없다"

2011-12-19     김종현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새겨진 ‘세종대왕’이란 글자체가 잘못 표기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종’과 ‘왕’자의 받침에는 꼭지가 있는 옛이응(ㆁ)이 새겨져 있고 다른 글자에는 꼭지가 없는 이응(o)이 새겨져 있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훈민정음 연구가인 대종언어연구소 박대종(47) 소장은 19일 "동상에 쓰인 옛이응(ㆁ)은 훈민정음 창제 때 쓰던 ‘고전형 문자 판본체’이고 꼭지가 없는 동그라미는 ‘현대형 문자 판본체’"라며 "지금 표기는 두 가지 다 사용해 옛날식도 현대식도 아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자체(해례본체)에서는 `왕(王)'자의 경우 종성 뿐 아니라 초성에도 꼭지 있는 옛이응을 써 동상에 새겨진 글자는 전체적으로 오기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전형 문자를 쓰기로 결정하고 `왕'자의 종성에 옛이응을 새겼으면 초성에도 옛이응을 쓰는 것을 물론 `세(世)'도 `셰'로, `대(大)'도 `때'로 새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 대해서도 "‘정’, ‘중’, ‘통’, ‘성’ 등의 글자체는 꼭지 없는 동그라미(o)를 써서 현대형 문자 판본체를 따르고 있다"며 "앞면의 ‘종’, ‘왕’자의 옛이응(ㆁ)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동상을 세울 때 자문을 받아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한 서체를 사용했다"며 "완벽하게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