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 얽힌 은밀한 뒷거래

‘벤츠 여검사 사건’ 의혹, 베일 벗을까?

2011-12-14     최은서 기자

‘벤츠 여검사 사건’ 수사 속도가 탄력을 받고 있다. ‘벤츠 여검사’로 속칭된 이모(36·여) 전 검사가 지난 7일 구속된데 이어 9일 부장판사 출신으로 이 사건 중심 인물인 최모(49) 변호사도 구속됐다.

최 변호사의 내연녀로 알려진 이모(40)씨가 최 변호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불이 붙은 이 사건은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의혹의 상당부분이 해소됐다.

향후 검찰 수사 향방은 이 사건의 ‘몸통’이라고 볼 수 있는 최 변호사에 제기된 의혹을 정조준할 전망이다. 이 사건은 비리에 치정이 얽혀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더구나 법조계를 뒤흔들만한 법조비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도 캐도 나오는 각종 의혹… 법조비리로 수사 확대 가능성

최 변호사, 여검사·진정인 이씨 외 3명의 여성과도 부적절 관계 소문


진정인 이씨가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가 지난달 말 언론에 공개되면서 각종 의혹이 무더기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 변호사가 이 전 검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벤츠승용차와 샤넬가방, 아파트 등을 대가로 건네고 사건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뒤이어 두 사람 간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은밀한 뒷거래’ 파장은 일파만파 번졌다.


 

특임검사팀 수사 탄력


검찰은 특임검사를 선임하는 ‘긴급처방’을 내놓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특임검사가 선임된 것은 ‘그랜저 검사 사건’에 이은 검찰 사상 두 번째다. 이번 사건의 파장이 점차 검찰 내부를 향하면서 자칫 검찰 전체가 매도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벤츠 여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이창재 특임검사팀은 지난 7일 청탁과 함께 벤츠 등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이 전 검사를 구속했다. 이 전 검사는 최 변호사가 청탁한 업무상 배임 사건과 관련해 창원지검 검사에게 전화해 청탁해준 대가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51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9일 최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감금치상, 무고 등 4가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변호사는 대학동기인 검사장급을 상대로 한 로비를 해야 한다며 이 사건 진정인인 이씨에게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또 자신의 아파트 전세금 2억 원을 빼돌렸다며 이씨를 무고하고, 이씨를 차 안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최 변호사와 검사장급 2명의 유착 의혹과 의뢰인의 민사소송 승소액을 행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검사팀 수사가 최 변호사 의혹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난해 스폰서 검사 스캔들의 진원지인 부산·경남 지역의 법조비리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또 진정인 이씨가 치안감 출신 전직 경찰 간부(복역 중)의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관리하고, 경찰간부의 구명을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씨는 이 경찰간부와 매우 가깝게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이 경찰 간부는 2009년 8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를 두고 이번 사건이 되려 경찰 쪽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전 검사와 최 변호사 외에도 이씨를 둘러싼 의혹 역시 상당하다. 이씨가 최근 두 차례 피소사건에서 잇따라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 이씨가 두 차례 피소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되려 고소인들이 검찰에 무고 혐의로 내사를 받거나 기소돼 검찰의 편파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 피소 사건의 법률대리를 최 변호사가 맡아 로비 가능성도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3의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변호사가 이씨에게 “부산지검 검사 등에게 로비해 무혐의 처분을 받게 해주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준 사실이 드러나 의혹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최 변호사 ‘복잡한 사생활’


이번 사건은 ‘삼각 치정관계’로 인해 검사와 변호사 간 검은 커넥션 실상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치정관계’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특히 최 변호사의 복잡한 사생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부산 법조계에서는 최 변호사가 이 전 검사와 진정인 이씨 외에도 두 명의 여의사, 최 변호사 친구 부인과도 내연 관계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벤츠 여검사’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최 변호사가 비슷한 시기에 이 전 검사와 진정인 이씨를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최 변호사는 고교동창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 들통 나자 오히려 고교동창을 검찰에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는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고교 동창을 억지 기소했으나 고교동창은 결국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라 최 변호사는 미모의 여의사와도 내연의 관계에 있었으나 이 전 검사에게 벤츠 승용차를 돌려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시점에 이 여의사에게도 결별을 통보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이 여의사 역시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한편 최 변호사의 집은 현재 강제경매 형식으로 경매에 넘어갔으며, 감정 평가액이 8억 원인 이 아파트(116평)의 배당요구권자는 진정인 이씨로 알려졌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