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욱호(號) 대우건설 주가 손실, 그 끝은 어디

산은 압박에 ‘냉가슴 앓이’중

2011-12-13     이범희 기자

자사주 매입한 임직원 주가 하락으로 얼굴에 ‘검은 그림자’
3조 원대 PF대출로 해외 수주 성공 불구 이미지 안 좋아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의 경영리더십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규모는 3조8000억 원이다. 국내 건설사 중 최대다.
이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대우건설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금호산업과의 관계에서도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물량) 문제가 거론되지만 이 역시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박삼구 금호 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불편한 관계가 원인이다. 산업은행(이하 산은)과의 관계개선은 더욱 복잡하다. 이미 1조 원이 투입된 상황에서 내년에 또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120여 명의 임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방어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따라서 서 사장이 대우건설의 세 토막난 주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서 사장의 리더십 부재 논란은 끊임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앉은뱅이 주가’라고 우롱하기도 한다.
증권시장에 따르면 대우건설 주가는 서 사장 취임 이전인 2007년 7월 13일 3만3162원을 최고점을 끝으로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 사장 취임 4개월 후인 11월 21일엔 최저점인 68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120여 명의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1만2250원대로 반등했다. 같은 달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또 다시 급락하고 있다. 9일 현재 1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우건설, 해외수주 달갑지 않은 이유

대우건설은 지난해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행스럽게 비쳐지지만 실상 속살을 들여다보면 그리 달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우건설이 당초 PF 우발채무를 산업은행에 기대어 리파이낸싱을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만사형통으로 여겼던 것과 달리 국내 건설 경기가 심각한 침체기에 빠져있고, 금융 부문 역시 대외 여건의 악화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스스로 자금난을 개선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당장에 추가자금이 필요한데 산은은 이미 지난해 1조원을 신규 투입했고, 내년에도 ‘PF’ 때문에 또다시 신규자금을 투입해야할 지경에 놓여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건설은 주가 손실까지 심각해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물량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에 유로존 위기로 ‘해외 PF’ 마저 끌어올 수 없고 국내로 눈을 돌려 주택 건설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 결국 해외수주를 받아놓고도 또 다른 PF 부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대우건설의 현실이다.

산은, PF 우발채무 감축 압박 부담
산은은 지난 6월부터 회계법인·법무법인과 함께 대우건설의 PF 우발채무를 최대 1조 원 가량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래서 대우건설로서는 PF 우발채무를 어떻게든 줄이고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만이 1만 원 박스권에 주저앉은 주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이를 잘 아는 산은은 대우건설 재무최고책임자(CFO)로 조현익 당시 부행장을 선임해 주식 손실을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신뢰회복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 때문에 최근 산은은 “잘 하면 4000억 원 감축”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산은이란 대주주를 맞아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그간 산업과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해 온 노하우의 축적은 대우건설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산은이 대우건설 인수 후 분명한 구조개선의 로드맵을 시장에 제시하지 않는 한 시장의 호응을 얻어 주가손실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서 사장에 대한 불신론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본지 제918호 - 서종욱, 김우중의 대우 심장을 팔다] 제하의 기사에서 보도했듯 서 사장 취임 이후 대우건설의 경영성적표가 좋지 못했고, 이 성적이 그대로 주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식 변동 상황만 보면 억울한 부분이 있다. 금호로 이전되는 과정과 유동성 위기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며 “최근 한 달간 해외 수주 실적이 상당부분 상승했는데도 주가흐름 변동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