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황당한 사연’, 하이마트 ‘총사퇴 협박’
임시주총서 판가름 날듯
유진그룹(회장 유경선)이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개임(改任)’안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는 선 회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유 회장은 지난 10월 6일 하이마트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그런데 선 회장은 경영권에 위협을 느껴 공동대표가 아닌 각자대표를 제안했다. 이후 선 회장이 유 회장에게 단독대표로서 경영권을 요구하자 양측 간 갈등이 점화됐다.
유진그룹은 오는 30일 임시주총과 함께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대표이사 개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사회에서 선 회장의 개임 안을 논의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선 회장이 경영권에 대해 문서보장을 요구했고, 임직원 퇴사 선동과 같은 배임행위를 지속하기에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선 회장의 요구는 물에 빠진 사람 건져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 황당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유진 측은 하이마트가 주장하는 선 회장의 경영권 7년 보장과 관련해 “그런 약속을 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하며 “경영권을 이양하는 조건으로 회사를 인수한다면 바보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하이마트는 유진그룹에 맞서 임직원들의 집단 사표 및 보유주식 매각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승부수로 던졌다.
아울러 지난 25일에는 일간신문에 전면광고를 내고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경영권을 침탈했다며, 이에 대한 강력한 저지를 하이마트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하이마트 측은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인수 당시 선 회장에게 7년간의 경영권을 보장했다”며 “이와 관련한 문서라도 남겨 놓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분율로는 선 회장이 불리한 형국이다. 기관투자가들조차도 편이 갈려 미래에셋(지분율 0.38%), 신한BNP파리바(0.56%), 세이에셋(0.01%) 등은 유진그룹의 손을 들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1.7%)과 칸서스자산운용(0.28%)은 선 회장 편에 섰다.
이로써 유진그룹은 40.25%, 선 회장 측은 29.54%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이진우 기자> voreole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