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실력으로도 외모로도 셀틱 FC 최고!
‘기라드’, 제라드 있는 리버풀 입단 기대해도 되지?
2011-10-31 이창환 기자
국가대표 미드필더 기성용(22)이 스코틀랜드 명문구단 ‘셀틱 FC’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아가면서 팀내 주축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 7월 23일 올 시즌 개막 이후 3개월 만에 5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상승세로 전환한 셀틱이 기성용에게 전담키커 기회를 주고 있어 두 자릿수 골과 도움도 노려볼 만하다. 이적 초반 거친 스코틀랜드 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점을 제외하고는 셀틱에서의 기성용 위치는 매우 높다. 공격 포인트 뿐만 아니라 상대팀을 압박하는 경기내용, 환상적인 슈팅까지 유럽 선수들 이상의 활약을 벌이고 있다. 기성용의 활약을 눈여겨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당장 다음 시즌부터 그를 데려오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리버풀이 기성용의 영입을 위해 약 91억 원(500만 파운드)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 10월 24일 셀틱 FC 홈구장인 ‘글래스고 셀틱 파크’에서 열린 애버딘과의 경기에서 전반 17분 선제골과 후반 27분 골 도움으로 셀틱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초반부터 능숙한 팀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른 선제골 또한 경기 초반 보인 몸놀림에서 예상할 수 있었다. 전반 17분 기성용은 동료 게리 후퍼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후 패널티 박스 왼쪽에서 낮게 깔리는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성용은 첫 골 이후에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후반전 기성용의 골 도움은 1-1로 비길 뻔한 상황을 깨트린 중요한 한방이었다. 후반 27분 프리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휘어져 들어가는 프리킥을 날렸고 이를 찰리 멀그루가 차 넣어 한 골을 추가했다.
이날 경기를 보도한 스코틀랜드 언론은 기성용의 골과 공격적인 성향을 높게 사 평점 7점을 부여했다. 특히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스코틀랜드’는 “기성용이 이번 시즌 셀틱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로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며 극찬했다. 이 언론은 “기성용의 선제 득점으로 셀틱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골 세레머니에서도 여유 묻어나
이날 활약으로 기성용은 UEFA(유럽축구연맹)에서 터트린 골을 포함해 현재 5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34경기를 치르면서 4골 5도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장이다. 기성용은 지난 10월 24일까지 15경기에 출전에 이와 같은 성적을 올렸다.
셀틱이 기성용에게 의지하고 있는 비중과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국내 국가대표 해외파 선수 중 최고 성적도 바라볼 수 있다. 셀틱이 리그컵과 FA컵 등 아직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성용은 팀에서 페널티킥과 프리킥 전담 키커로 활약하고 있다.
강행군을 통한 허벅지 부상은 조심해야할 요소다. 축구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성용은 출전시간이 대거 늘면서 허벅지에 피로가 쌓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주일에 두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다보니 무리가 온 것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허벅지에 대한 걱정보다는 팀의 우승과 자신의 최고 성적 경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2010년 1월 셀틱 이적 후 기성용은 아직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입단 첫 시즌에는 ‘레인저스 FC’에 승점 6점 차로 준우승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도 단 1점 차로 리그 2위에 머물렀다.
터프한 드리볼, 세련된 슈팅
셀틱은 선두 레인저스와 승점 차가 10점으로 벌어진 상태다. 셀틱은 최근 11경기 동안 7승1무3패에 그치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리그의 양대산맥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부족한 성적표다.
기성용은 지난 10월 24일 스코틀랜드 언론 ‘더 스코티시 선’을 통해 리그 우승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승점을 너무 많이 놓쳤다. 선수들도 다소 자신감을 잃었다”고 말하면서도 “레인저스와 맞붙는 12월까지 매 경기 집중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지금처럼 팀내 정상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의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은 과감함 때문이었다.
기성용은 지난해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자신이 기존에 고수했던 디테일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FC 서울’에서의 기성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볼 배급에 주력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셀틱에서의 적응기를 거친 후부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기성용은 부족한 점을 적극 받아들여 수비 때마다 강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빠른 전환과 기동력이 깃든 플레이를 장착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5골4도움으로 드러나고 있다. ‘FC 서울’에서도 기록하지 못한 공격포인트다.
기성용의 재발견 덕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도 바빠졌다. 몇몇 구단이 몸값이 더 상승하기 전에 그를 잡기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기성용은 올 여름 프리미어리그의 블랙번 로버스, 아스톤 빌라 등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다. 특히 기성용이 가장 존경하는 선수 제라드가 있는 리버풀 역시 기성용 영입을 위해 500만 파운드(약 91억 원)를 준비했다고 알려져 있다.
기성용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적설에 대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성용은 자신의 재계약에 관한 답변으로 “2년이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겠다”며 “올시즌 막바지에 새로운 계약에 대해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셀틱 감독과 선수들과 함께 활약하는 것에 만족스럽다”며 “팀이 리그서 우승하는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추고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국가대표 최고 프리키커 기성용의 스코틀랜드 정복기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