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를 이끄는 정대현의 힘
2011-09-27 기자
지난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SK 와이번스의 막강 허리라인이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대현(33)이 버티고 있었다.
SK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돌에서 6-2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SK는 하루 만에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이는 정대현이었다.
SK는 3회말 선발 고효준의 난조 속에 먼저 2점을 내줬다. 막강 롯데 타선을 꾸역꾸역 막아내던 고효준은 황성용, 김주찬, 이대호에게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곧장 정대현을 투입시켰다. 추가 실점을 할 경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대현은 주로 앞서 있을 때 등판하는 필승조의 일원이지만 2위 수성에 올인한 SK가 앞뒤를 따질 상황은 아니었다.
이 감독대행의 ‘정대현 카드’는 보기 좋게 적중했다. 3회 1사 2,3루 위기에서 공을 넘겨 받은 정대현은 홍성흔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는 완벽했다. 껄끄러운 상대인 강민호를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끄더니 박종윤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정대현은 4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뒤 5회에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6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정대현의 투구수는 총 41개.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았다. 직구는 1개에 불과했지만 주무기인 싱커(25개)와 커브(15개)를 적극 활용하는 노련한 피칭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로 기록된 정대현은 “김상진 투수코치님이 오늘은 빨리 등판할 것 같다고 얘기해줘 2회부터 준비했다. 승리투수가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 가장 큰 소득은 좋은 밸런스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것이다”면서 “실점을 막는 것이 내 임무다. 이기는 경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