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F1 코리아 그랑프리’, 우리도 6억 명 대열에 드나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가 올해만 두 번!
2011-09-20 이창환 기자
세계 3대 스포츠, 또는 세계 5대 스포츠로 불리는 ‘F1’(Formula One)이 지난해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개최된다. 전라남도와 주최 측은 다음달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열리는 ‘2011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마무리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F1 조직위원회’는 첫 회 때 야기된 문제들을 보완해 깔끔한 대회 운영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물론 첫 번째 ‘F1 코리아 그랑프리’도 대다수 언론들의 비판과 곱지 않은 시선과는 달리 어느 정도 흥행을 이뤄냈다. 자동차 스포츠 불모지에서 개최한 것 치고는 경기내용과 서킷 수준이 세계적 이었다는 것. 하지만 다른 스포츠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F1’은 흑자를 얻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2011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둘러싼 소식들을 다뤄봤다.
고가의 레이싱 카 들이 즐비한 F1 대회는 특성상 다른 스포츠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 6억 명에 달하는 시청자 수와 경주장을 찾는 관람객만 연간 400만 명이지만 직접 즐길 수 없다는 제약이 따른다는 것. 관람 위주의 고급 스포츠이다 보니 개최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도 수천억 원의 적자만 남긴 채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부정적인 견해에만 귀 기울일 수는 없다. F1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측은 “만발의 준비를 갖췄다”면서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교통, 숙박, 경주장 시설 등 각종 인프라 조성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대회 때 위 세 가지를 포함한 몇몇 사항 때문에 ‘부끄러운 운영난’이라는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교통, 숙박, 편의시설, 경주장 기본 시설에 대한 지적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터스포츠 불모지에서는 통과의례처럼 겪는 내용이다.
지난 11일 열린 ‘F1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1위를 차지한 독일 레드불팀의 세바스티앙 베텔 선수 역시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원년 대회를 묻는 질문에 “드라이버와 스태프 등을 위한 숙박시설이 보완돼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당장의 손익이냐 장기적인 안목이냐
조직위는 숙박 시설의 확충을 위해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인근에 영산재 한옥호텔, 영암 그린관광호텔, 광주 홀리데이인 등 10개의 고급 숙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숙박기능을 갖춘 KTX 해랑관광열차, 화원관광단지와 남악신도시에 1800여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텐트촌과 캠핑카를 설치했다.
조직위 측은 “기간 내 사용 가능한 관광 숙박시설이 4만2552실인만큼 숙박 난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F1 대회는 결승전을 기준으로 약 3만5547개의 객실이 필요하다.
교통 문제는 수도권과 광주 방면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우회도로(7.2㎞)와 국가지원 지방도 49호선(12㎞)을 임시 개통했다. 조직위 측은 “지난해 영산강 하구언으로 몰렸던 교통량의 40% 가량이 분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결승전을 기준으로 10만 명의 관광객이 2만3800대의 차량을 이용해 몰려들 것에 대비해 진입도로 등에 1만9560면의 환승주차장 등을 조성했다.
조직위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밖에도 많은 방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대회 기간의 교통 체증으로, 목포 시내에서 경주장까지 가는데만 2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편의시설 면에서는 주차장과 경주장 사이의 거리를 줄였고 화장실, 매점, 벤치 등을 확충해 불편을 겪거나 길바닥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풍경을 재연하지 않도록 했다.
폐막 이후가 두려운 이들
티켓 판매의 호조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번 대회 또는 차기 대회 유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조직위는 개막 전까지 배분한 티켓이 모두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조직위는 티켓 판매 증진을 위해 가격인하와 종류의 세분화를 실행했다. 이번 대회의 티켓 가격은 최고 89만 원에서 최저 8만7000원 사이다.
F1 비즈니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업부스도 17개 가운데 14개가 채워졌고 스폰서 광고는 3∼4개의 기업이 문의할 정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라남도와 조직위는 F1 대회의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관심과 지원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대회가 임박한 시점에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는 많다.
먼저 전남도가 직접 경주장을 인수하면서 198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키로 한 결정은 재정 파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F1 지원에 미온적인 정부와 전남 동·서부권 간 분열 양상, F1 책임론에 대한 후폭풍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무관심으로 대형 스폰서가 부재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F1을 지방자치단체의 이벤트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인상이 짙다. 지난 4일 마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때 대통령이 직접 지원을 지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3일간 치러지는 ‘2011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첫날 연습 주행, 이튿날 예선전, 마지막 날 결승전으로 펼쳐진다. 방식은 예선전에서 기록한 랩 타임에 따라 출발 위치를 결정한다. 결승전 때는 총 24대의 F1 머신이 총길이 5.612㎞인 서킷을 55바퀴(309.155㎞) 돌아 승부를 가린다.
[이창환 기자]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