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시아 예선, 수비수 보충 시급

2011-09-14      기자
한국이 지난 7일 오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1-1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박주영(26·아스날)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8분에 공격에 가담한 쿠웨이트의 수비수 후세인 알리에게 동점 골을 내줬다.

조광래(57) 감독은 지난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레바논과의 B조 1차전과 같은 선수 구성으로 쿠웨이트와의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은 조 감독이 B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꼽았던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고스란히 발견됐다.

한국의 위기는 전반 17분부터 시작됐다. 차두리(31·셀틱)가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를 요청했고, 이 자리에는 김재성(28·포항)이 투입됐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던 파하드 알 에네지(23·알 이티하드)는 한국 진영을 마음대로 누빌 수 있었다.

쿠웨이트의 동점 골은 수비수 홍철이 미처 막지 못한 에네지가 올려준 크로스에서 시작돼 정성룡(26·수원)과 몸이 엉킨 김재성의 어설픈 수비 때문에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양 측면 수비수들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에 오히려 골키퍼 정성룡의 활약은 눈부셨다. 스피드를 이용해 한국 수비의 빈틈을 파고든 쿠웨이트의 역습은 번번이 정성룡에게 막혔다.

넓은 활동 범위와 과감한 수비로 무장한 정성룡의 선방이 없었다면 한국은 2000년 10월 아시안컵에서 0-1로 패한 이후 쿠웨이트에 11년 만에 무릎을 꿇을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