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국민감독, 서울에서 창원으로…‘NC 다이노스’로!
“한국시리즈 우승 위해 감독직 수락”
2011-09-14 이창환 기자
한국 프로야구 9번째 구단이 된 ‘NC 다이노스(NC Dinos)’가 두산 베어스에 7년간 몸담았던 김경문(53)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임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승 금메달과 ‘두산 베어스’의 3회 준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지난달 31일 감독 선임을 마친 ‘NC 다이노스’는 이달 곧바로 ‘트라이아웃(선수 선발을 위한 예선경기)’을 개최했고 10월 10일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음해에는 2군 리그에 참가하고 2013년 때 기존 8개 팀과 대결을 펼치게 된다. 김 감독은 “두산을 떠난 지 3개월 도 안됐는데 새로운 팀에서 팬들을 만나니 설렌다”는 말로 새로운 도전을 반겼다.
지난 6일 경남 창원시 ‘마산사보이호텔’에서는 ‘NC 다이노스’ 사령탑 취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경문 감독은 “나를 초대 감독으로 불러준 김택진 구단주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막내팀으로서 패기 있고, 힘찬 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드러냈다. 김 감독의 목표는 1군에 정식으로 합류하는 2013년 또는 2014년부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빌어 김 감독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태일 구단 대표는 “김 감독이 베이징올림픽 때 좋은 경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베이징의 9전 전승과 9번째 구단의 의미로 NO.9이 찍힌 국가대표 유니폼을 증정한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가 김 감독을 선정한 이유는 그의 도전 정신과 믿음이었다. ‘기다림의 야구’로 표현되기도 하는 김 감독은 선수 발굴 능력 역시 탁월해 김현수, 고영민, 손시헌 등 수많은 스타선수들을 키워 낸 바 있다. 끝까지 선수를 신뢰하는 것은 기본, 파워를 겸비한 메이저리그식 스피드 야구로 많은 승리를 얻어냈다.
‘NC 다이노스’는 “구단 차원에서 외국인선수, FA 영입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6월 두산 베어스의 부진과 임태훈 스캔들로 자진 하차한 직후부터 ‘NC 다이노스’의 사령탑으로 거론됐다.
‘NC 다이노스’는 김 감독이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결국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 있는 동안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해 감독직을 수락했다.
“최하위와 3할대 승률을 목표로 할 수는 없지 않나”
김 감독은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마산경기장에 들러 ‘NC 다이노스’를 빛낼 진주 찾기에 나섰다.
스카우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트라이아웃이라고 가볍게 보면 안될 것 같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부터 3일간 열렸던 2차 트라이아웃은 피칭, 타격, 수비, 주루 등 포지션별 실기평가로 진행됐다. ‘NC 다이노스’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몇몇 선수를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김 감독은 트라이 아웃을 지켜보면서 1군 프로선수에 걸맞는 선수들을 위한 구상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의 기량이 기존 구단보다 많이 떨어지므로 연습량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만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차 트라이아웃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던 투수 정성기다.
미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던 우완 사이드암 정 선수는 2002년~2008년 마이너리그 더블A 등에서 3승8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올렸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복귀 규정 때문에 군복무를 마친 후 개인 훈련을 했다.
창원시 열혈 야구팬들, 김경문 감독 뜨겁게 환영
‘NC 다이노스’ 관계자는 “아직 구위를 평가하기 이르고 구속도 130km대에 머물러 있지만 컨디션을 곧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감독 또한 정 선수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발탁 여부를 저울질 했다.
정 선수는 “‘NC 다이노스’의 트라이아웃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내 실력을 확인하겠다. 무조건 그라운드에 다시 서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이 지휘했던 ‘두산 베어스’는 한 시즌 최다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최고 인기팀이다. 반면 ‘NC 다이노스’는 이제 갓 창단한 신생팀. 창원시의 전체 인구로 비교해도 서울시의 10% 정도인 100만 명 정도다. 두산 베어스는 시즌 관중수만 해도 지난해 107만67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응원에 힘을 얻은 듯 연일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여성과 10대 팬이 많아야 구단의 인기가 올라간다”면서 “‘NC 다이노스’를 대표하는 스타를 3명 정도 키워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그 첫 번째 예로 연세대를 졸업한 나성범 선수를 들면서 “실력과 외모를 겸비하고 있어 성실하게 성장한다면 간판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