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해외파 발에 달려있다

조광래 호, 일본전 3 : 0 패배 충격 딛고 부활한다!

2011-09-06     이창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아시아 3차 예선전에 돌입했다. 조광래 감독과 선수들은 일본전 대패의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맹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아스날로 이적한 대표팀 주장 박주영과 소속팀에서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차두리, 기성용, 손흥민 등의 활약은 3차 예선의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중동 특유의 홈 텃세 빼고는 크게 걱정할 필요없는 B조 국가들의 전력 또한 대표팀의 조 1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차 예선을 대비한 국가대표팀의 훈련, 감독과 주전 선수들의 각오를 조명해봤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은 레바논과의 경기를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여들었다. 훈련에는 K-리그 선수 11명과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입국한 해외파 등 총 24명이 참가했다. 같은 달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월드컵 3차 예선에 대한 포부를 밝힌 조광래 감독은 레바논과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필승을 다짐하면서 사기를 진작시켰다. 선수들 역시 지난달 10일 일본전 3:0 대패를 의식하고 있어 3차 예선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이날 훈련에는 발목 부상을 당한 손흥민(함부르크SV)대신 선발된 한상운(부산 아이파크)등 K리그 선수 12명과 정조국(AJ 옥세르)등 해외파 3명이 훈련을 실시했다.

또다른 해외파인 차두리(셀틱 FC)와 기성용(셀틱 FC), 이근호(감바 오사카)는 현지 적응을 위한 미니 게임을 벌였다. 이들 셋을 비롯한 18명의 선수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코트의 절반만 사용하면서 압박과 패스를 몸에 익혔다.

조 감독은 평소보다 미니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실전과 같은 훈련이 잔디 적응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레바논전이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의 잔디는 평소 경기를 치르던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비해 고르지 않다.


알려지지 않은 새내기들도 대부분 해외파

조 감독은 “지난 주 고양종합운동장의 상태를 봤을 때 경기를 치르기가 어렵다고 느껴졌다”면서 “잔디 상태가 단 시간에 좋아질 수는 없으니 적응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미리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선수들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만족해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본전에서의 반성과 후회보다는 월드컵 3차 예선에 대한 연구와 앞으로의 정신력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지동원의 몸이 상당히 괜찮다. 차두리와 기성용도 피로만 회복되면 컨디션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레바논은 중동 팀 중 신체적 조건이 뛰어나고 힘을 바탕으로 한 공격력이 좋은 팀이다. 미드필드를 지배할 수 있는 플레이와 세밀한 패스에 의한 공격을 집중 보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평가 받는 차두리와 기성용은 월드컵 예선에 대한 의욕과 여유를 보였다.

지난달 17일 은퇴를 암시한 글을 남겨 화제를 모은 차두리는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는 2007년 골을 넣은 기억이 있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기자들의 은퇴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당장 은퇴 하지는 않는다. 나보다 잘 하는 선수가 있을 때까진 계속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젊은 나이부터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 페이스를 잃지만 않는다면 예선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피파랭킹 95위, 109위, 159위 약체들과 한 조

20대 초반부터 기량을 검증받은 후 명문 클럽의 구애를 받고 있는 기성용도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셀틱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기성용은 구단이 몸값으로 1000만 파운드를 책정할 정도로 가치가 폭등했다.

하지만 일본전 굴욕에 대한 후유증은 어느 정도 경계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던 기성용은 “선수들이 뭐가 잘못됐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한 경기로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기성용은 박지성을 잇는 대표팀 주장 박주영의 활약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주영이 형은 유럽 무대에서 인정을 받아온 선수”라고 운을 뗀 기성용은 “박지성 형과 같은 보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감독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로 이적한 박주영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 감독은 세계 최고 선수들과의 호흡과 경쟁을 통해 박주영의 대표팀 기여도가 과거보다 커지길 바랐다.

지난달 30일 단국대와의 연습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국가대표팀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추가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전의 패배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도 많이 바뀌고 딱 어수선한 타이밍이 한일전 이었다”면서 “현재는 선수들의 상태가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레바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 속해있다. 북한,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C조에 포함된 일본에 비해 무난한 조 편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6경기를 치르게 된다.

아시아 3차 예선에 참가하는 국가는 모두 20개국이다. 4팀씩 5개조로 나뉘어 리그를 치르는데 각 조 2위 안에 들어야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다. 최종예선에 오른 10개 팀은 다시 5개 팀씩 2개조로 나뉘어 브라질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겨룬다. 아시아에 배당된 진출티켓은 총 4.5장이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