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2000분의 1초까지 잡아내는 첨단 계측

2011-08-25     박지혁 기자
국제육상연맹(IAAF)이 전동시계의 기록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1977년부터다. 이전에는 수동으로 쟀다. 수동식 계측은 3명이 실시해 2명의 기록이 같으면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는 방식이었다. 기록이 모두 다르면 중간 수치를 인정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어떨까? 첨단과학이다. 2000분의 1초까지 잡아낸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사진 판독용 카메라는 1초에 무려 2000번을 번쩍거린다. 결승전에 설치해 선수들의 순위를 정확히 가려내는데 쓰인다. '순간의 승부'를 정확하게 판정하기 위해서다.

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도 이 카메라 앞에선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스타팅 블록에는 부정 출발 감지기를 설치했다. 출발 준비를 하는 선수들의 발에서 나오는 압력 변화를 측정해 부정 출발을 가려내기 위한 것.

육상에서는 출발 신호가 나고 0.1초 이내에 반응하면 부정 출발로 판단해 실격 처리한다. 1번만 부정으로 출발해도 실격이다.

트랙에는 '트랜스폰더 시스템(Transponder System)'을 설치해 구간 기록, 속도, 바퀴 수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선수들의 '선수표'에 부착된 트랜스폰더 칩을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감지해 마라톤 경보 등 로드 레이스 시간 계측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선수권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비도 있다. 멀리뛰기 거리 측정에 사용하는 '비디오 거리 측정 시스템(VDM. Video Distance Measurement System)'이다.

높은 곳에 설치된 거리 계측용 비디오카메라가 모래판 착지 순간을 포착한 뒤 이를 이미지화해 심판들이 기록을 정확히 판정하도록 돕는다. 정확성은 물론 기록 측정의 시간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은 '광파 측정 시스템(ODM. Optical Distance Measurement System)'을 많이 사용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멀리뛰기만 VDM으로 계측하고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등 투척 종목은 ODM을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