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댄 조광래·홍명보 감독
“공감대는 형성했다”
2011-03-08 기자
조광래(57) 감독과 홍명보(42) 감독은 지난 3월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접견실에서 만나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대한축구협회(KFA) 조중연(65) 회장과 노흥섭(64) 부회장, 이회택(65) 부회장, 조영증(57) 기술교육국장 등이 동석했다.
화두는 선수 차출이었다. 현재 두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두 대표팀을 겸하고 있는 선수들의 활용 방안이다. 이날 모임이 성사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겸하고 있는 선수는 무려 10명(2월 터키전 기준)이나 된다. 이중 기성용(22·셀틱), 지동원(20·전남),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등은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핵심 멤버들이다.
비공식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털어놓은 두 감독은 일단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조 감독은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 날짜가 겹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선수를 차출할 수 있다. 좋게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좋은 시간이었다. 조 감독님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양 팀 모두를 위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3월부터 충돌이 발생한다. 조광래호는 오는 25일(온두라스· 상암)과 29일(몬테네그로· 수원) 평가전 일정을 확정지었다. 홍명보호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중국과 새해 첫 경기를 갖는다.
일단 3월 경기는 동생팀의 양보로 끝이 나는 모양새다.
조 감독은 “회장님과 기술위원장이 A대표팀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A대표팀을 확정지은 후에 올림픽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이야기했다”며 A대표팀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 역시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지만 A대표팀에 들어가지 않는 선수들로 뽑아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다.
조 감독은 A대표팀 선수들의 올림픽팀 차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났다. 선수들의 기량 저하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 감독의 고민은 강호들이 모두 나서는 최종예선전에서의 전력 누수다.
올림픽 최종예선은 월드컵 예선과는 달리 클럽들의 차출 의무가 없다. 축구협회의 노력으로 선수를 빼올 수도 있겠지만 A대표팀이 규정을 이유로 먼저 차출을 요청할 경우 올림픽팀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조 감독의 양보와 소속팀의 협조, 축구협회의 외교력 등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