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황선홍 포항스틸러스 감독

“축구계의 김성근 감독 될 터”

2011-03-08     박주리 기자
‘황새’ 황선홍 감독이 친정팀에 귀환했다.

황 감독이 포항스틸러스의 새 사령탑으로 낙점돼 ‘제2의 도전’에 나선 것이다. 1993년 포항에 입단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황 감독은 현역 시절 포항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1998년까지 63경기를 뛰며 31골(16도움)을 터트린 포항의 간판스타였다.

포항은 세르지오 파리아스 전 감독 재임기간 중 K리그와 FA컵, AFC챔피언스리그 등을 줄줄이 제패하며 질주했으나 파리아스 감독 사임 이후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레모스 감독이 후임자로 부임했지만 시즌 도중 경질됐고, 이후 박창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맡은 이후에도 또렷한 진전은 없었다. 이에 황 감독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황선홍 감독에게도 포항행은 중요한 도전 기회이다. 2007년 부산아이파크의 신임감독으로 취임해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게 됐지만 3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뚜렷다 할 업적을 남기지 못하고 부산과의 재계약이 불발됐다. 부산은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리그 1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8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FA컵 결승에 올라 명예회복의 기회를 잡았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3년의 시행착오 통해 값진 경험 얻어

황 감독은 부산에서의 경험을 “의욕만 넘쳤다”며 “첫 감독직이라 욕심만 많아 너무 이상만 좇았다. 내가 꿈꿨던 지도자의 길과 현실에 괴리감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 3년의 시간이 상당히 소중하다. 선수들에 대해 K리그에 대해 많이 느끼고 배웠다”고 밝혔다.

부산이건 포항이건 달라지지 않은 것은 강도 높은 훈련이다. 황 감독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부산감독 시절에도 하루 세 차례나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몰아세웠다. 포항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동계훈련 동안 선수들 입안에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을 시켰다. 강도 높은 훈련이야말로 팀이 발전하는 지름길이라는 것.

황 감독은 닮고 싶은 지도자로 야구팀 SK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을 꼽았다. 그는 “김 감독은 가혹할 정도로 선수 훈련을 많이 시킨다.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지 않을 만큼 냉정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늘 성적으로 결과물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현역 시절 내가 느꼈던 우승에 대한 희열감을 어린 선수들도 맛봤으면 한다”며 “(포항선수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젊은 선수 발굴에 탁월한 능력 보여

황선홍 감독의 부임으로 포항은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산감독 시절 많은 신인 선수들을 발굴해낸 성과는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만들어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에서도 이런 도전적인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감독이 지도하던 부산은 비록 팀이 3년 내내 중하위권을 유지했지만 박희도, 정성훈 등 좋은 공격수들을 여럿 키워냈다. 팀의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들을 보유한 팀으로 만들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력파 선수로 키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포항에서도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꾸준히 팀 전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