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키운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 전격사임

2011-01-18      기자
경영대표팀 노민상 감독(55)이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노 감독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열린 ‘제16회 광저우아시안게임 포상식’에 참석해 용퇴 의사를 밝혔다.

포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가진 노 감독은 “상당히 마음이 아프지만 지금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박수 쳐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사퇴의 변을 전했다.

노 감독은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꼽았다. 당시 박태환은 깜짝 3관왕에 오르며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발판을 마련했다.

노 감독은 “당시 태환이가 아시아신기록을 3개나 수립했고 (1500m에서) 처음으로 14분 벽에 돌입했다. 베이징에서의 선전도 가슴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물론 힘든 날도 없지는 않았다. 2009년 로마세계수영선수권에서 박태환이 전 종목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을 때는 심각하게 사퇴를 고려하기도 했다.

노 감독은 “로마의 휴일이 로마의 악몽이 됐다. 잊을 수가 없다. 그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리려고 했다”며 “나중에 태환이가 잘 해 줘서 계속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먹거리며 말을 이어간 노 감독은 향후 꿈나무 육성에 매진할 뜻을 내비쳤다.

“가장 행복하게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지금인 것 같다”는 노 감독은 “한 가지 꿈이 있다면 제2, 제3의 박태환을 찾아 발굴하는 것이다. 작은 힘이지만 연맹에서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