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야구선수들 연봉 대공개
스포츠한류, 백만장자 야구선수 클럽
2011-01-03 박주리 기자
한국 야구선수들의 해외 위상이 높아졌다. 이제 해외 유명 구단의 스카우터들을 국내 경기장에서 보는 일은 낯설지 않을 정도이다. 그들은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해외로 스카우트 해가고 있다. 국내 구단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으며 해외 유명 선수들과 같은 구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메리트가 높다.
프로에서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돈이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는 그들이 받는 연봉에 비례한다. 겨울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해외파 야구선수들의 거취와 연봉에 대해 알아본다.
야구시즌은 끝났지만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야구선수들은 아직 바쁘다. 구단과의 계약기간이 끝나 새로운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은 더 좋은 대우와 연봉을 받기 위해 구단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메이저리그보다는 일본 퍼시픽리그에 뛰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추신수-실력에 걸맞은 대우 받겠다
추신수(29·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2010년은 생애 최고의 한 해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문제를 해결했고 2009 ~2010시즌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를 두 번이나 달성했다. 클리블랜드의 간판스타를 넘어 빅리그 정상급으로도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이에 따라 관심을 끄는 것이 추신수의 연봉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게 됐다. 1월6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메이저리그 연봉조정 기간 때 고액 연봉을 손에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클리블랜드 구단 측은 추신수와 4~5년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1년 계약을 할 예정이다. FA(Free Agent·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전까지 연봉을 조금 손해 보더라도 단기 계약을 통해 더 큰 연봉 상승을 기대하겠다는 의미다.
추신수가 FA 자격을 얻는 것은 2013년 시즌 후이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는 FA를 앞두고 연봉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2년 후 연봉상승이 기대된다.
추신수 역시 ‘연봉 대박’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는 “평생 운동선수로 살 수 없다”며 “실력만큼 대우받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고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지난해 추신수는 리그 전체를 통 털어서도 최소 수준인 연봉 46만1000달러(약 5억 2000만 원)를 받았다. 현지 언론은 만약 추신수와 클리블랜드가 연봉조정 청문회를 거칠 경우 연봉이 300~400만 달러(약 34억 원~45억 원) 수준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은 300만 달러 수준이다.
임창용-ML포기, 구단 역대 최다 연봉
메이저리그행을 포기하고 야쿠르트에 남게 된 ‘창용불패’ 임창용(35)은 구단 역대 투수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게 됐다.
야쿠르트 잔류를 발표한 임창용은 옵션을 포함 3년간 총 14억2000만 엔(약 197억 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임창용의 새해 연봉은 지난해(1억4400만 엔)의 2.5배에 달하는 ‘3억6000만 엔(약 50억 원)에 플러스 옵션’이며 2년간 7억5000만 엔(약 104억 원)에 플러스 옵션이 포함됐다.
그의 연봉은 야쿠르트 구단 역대 투수로는 최고 액수다. 2006년과 2007년 이시이 카즈히사(38·현 세이부)가 받았던 2억5000만 엔을 훨씬 상회하는 액수이다. 일본프로야구 투수들 가운데도 4억3000만 엔을 받은 이와세 히토키(37·쥬니치)에 이어 2위다.
2007년 임창용은 3년간 최대 500만 달러(약 4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입단 첫 해 임창용의 연봉은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에 그쳤다. 30만 달러는 일본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최저 연봉이다.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 무대 첫 해인 2008년 주무기인 150km/h의 강속구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해 야쿠르트의 ‘수호신’이 됐다. 그리고 지난 시즌 1승 2패 35세이브 방어율 1.46의 성적표를 남겨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됐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지바 롯데 마린스 등 부자 구단들이 임창용을 영입하기 위해 더 많은 연봉으로 물량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임창용은 자신에게 기회를 줬던 야쿠르트에 대한 고마움에 잔류를 선언했다. 그의 잔류는 가족 같은 동료들도 한 몫을 했다.
박찬호와 이승엽-오릭스에서 야구 한류 전파
한국의 간판투수 박찬호와 간판타자 이승엽은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17년차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달성한 ‘코리아특급’ 박찬호(38·오릭스)는 오랜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 무대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박찬호는 오릭스와 인센티브 100만 달러를 포함, 최대 220만 달러(약 25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다.
박찬호가 일본행을 선택한 것은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 그는 “야구인으로서 공부라는 측면으로 볼 때 일본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발 보직과 가족들의 생활문제도 일본행을 결심한 큰 이유이다”며 가족애를 과시했다. 아내 박리혜씨가 재일교포 3세라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에 앞서 오릭스는 ‘국민타자’ 이승엽(35)과 지난 12월 초 연봉 1억5000만 엔(약 20억 원)에 1년 계약을 했다.
지난해로 요미우리와 계약이 끝난 이승엽은 오릭스 입단 결정에 대해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오릭스의 중심타자 알렉스 카브레라가 팀을 떠나 이승엽은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이승엽은 “연봉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이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한국 야구팬들의 일본 야구에 대한 관심이 오릭스에 쏠리게 될 전망이다.
김태균-우승, 금메달, 결혼의 트리플크라운
김태균(29·지바롯데)은 내년 시즌까지 인센티브를 포함한 연봉 2억 엔(약 28억 원)을 받는다.
그는 지난 2009년 지바롯데와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1억 엔, 연봉 1억5000만 엔 등 총 5억5000만 엔에 계약해 보장받은 상태다. 또한 성적에 따른 연간 최대 5000만 엔(3년간 1억5000만 엔)의 인센티브가 책정돼 사실상 3년간 최대 7억 엔(약 9억7000만 원)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김태균은 맹활약을 펼치면서 소속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태균은 일본시리즈 7경기에서 1차전을 제외한 매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한국산 거포의 힘을 과시했다. 한국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일본에서 이뤘다.
전 KBSN 아나운서 김석류와 리그가 끝난 뒤 백년가약도 맺었다. 결혼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김태균은 퍼시픽리그에서 고향선배 박찬호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