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이색스포츠
술래잡기, 족구에서도 금메 달을 노린다
2010-11-08 박주리 기자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눈앞에 다가왔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총 42개 종목에 476개 금메달이 달려있다. 아시아 45개국 약 1만5000여 명의 선수단이 열띤 경쟁을 펼치며 15일 동안 아시아를 흥분의 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크리켓을 제외한 41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1013여 명의 선수단들을 파견한다. 목표는 종합 2위, 금메달 65개 이상을 바라본다.
더욱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스포츠 종목들이 있어 관심을 끈다. 바둑, 체스와 같은 두뇌게임과 댄스스포츠, 세팍타크로, 카바디와 같은 비올림픽 종목들에 흥미를 가져볼만한다. 이 종목들에 대해 알아본다.
술래잡기와 피구를 결합하면
우리에겐 생소한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피구를 연상하면 된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되기는 했지만 한국선수가 출전한 적이 없어 낯설게 느껴진다.
원래 고대 인도의 전쟁 방어 수단에서 발전한 경기로 남부아시아 지역에서는 인기가 높다. 게임 진행 방식은 가로 12.5m, 세로 10m의 경기장을 반으로 나눠 전·후반 각 20분씩 경기를 펼친다. 공격권을 잡은 팀의 선수 한명이 적진에 침투해 7명의 수비선수 중 한명을 손으로 건드리거나 잡고 중앙선을 넘어오면 1점을 얻는다. 반대로 상대팀에게 붙잡히면 1점을 잃게 된다. 공격자는 공격하면서 계속 ‘카바디’를 쉬지 않고 외쳐야 한다.
수비수들은 공격자를 잡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벌여 격투기를 연상케 하기도 하며 전술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첫 도전장을 내밀며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대부분 다른 운동을 하던 선수들이다.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임우정(23)과 태권도를 한 엄태덕(26), 농구 선수 출신인 이현정(18) 등 다양한 종목에서 온 남·녀 각 10명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처음 출전하는 경기지만 대표팀은 동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자부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 파키스탄, 이란,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일본 등 7개국이 참가한다. 여자부는 일본은 빠지고 태국이 참가한다.
족구와 배구의 만남, 세팍타크로
15~16세기 경 말레이시아, 태국 지역에서 유래된 경기로 말레이시아어 ‘세팍(차다)’과 태국어 ‘타크로(공)’의 합성어인 세팍타크로는 이름마저 생소하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인기스포츠이다. 의외인 점은 우리나라가 아시아 정상권에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역대 대회에서 금1개와 동메달 4개를 따냈다.
박진감 있고 역동적인 동작이 눈에 띄는 이 스포츠는 우리나라 족구와 비슷해 시청자들이 바로 접할 수 있다. 네트를 설치해 상대 진영으로 공을 넘겨 득점하는 방식의 경기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공이 절대 땅에 닿으면 안 된다. 그러기 때문에 선수들은 다양한 발기술을 연출한다. 위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스파이크를 하고 빠르게 날라 오는 공을 블로킹, 리시브 등으로 막아낸다.
경기 방식 또한 족구와 다르다. 3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루는 ‘레구’, 2명이 경기 치르는 ‘복식’, ‘팀’은 3개의 레구가 모여 경기를 진행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남녀 3종목씩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2010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2위를 한 한국은 종주국 태국과 말레이시아 체제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 종목에 걸쳐 남자 12명, 여자 12명 등 총 2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세팍타크로 강국인 동남아 국가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복식 종목에서는 남녀 모두 금메달에 도전한다.
세팍타크로는 월남전을 계기로 동남아에 진출했던 군인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전파됐으며 흔히 ‘발배구’ 또는 ‘족구’라고 불린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매번 한국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둥둥둥’ 박자와 함께 힘차게 노를 저어라
드래곤보트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첫 선을 보이는 종목 중 하나다.
중국에서 유래된 이 종목은 의외로 중국, 홍콩뿐만 아니라 미국,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인기가 있는 수상 레저 스포츠이다.
드래곤보트는 조정 경기와 비슷하다. 용 문양을 한 11.6m짜리 배를 타고 정해진 코스의 결승전을 끊는 게임이다. 좌우 10명씩 20명의 노를 젓는 선수와 뱃머리에는 노의 박자를 맞춰주는 ‘북잡이’가 있다. 배 후미에는 방향을 결정하는 ‘키잡이’ 등 총 22명의 선수가 한 배를 탄다. 북잡이의 북장구 소리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노를 젓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50m, 500m, 1000m로 펼쳐져 남녀 합해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종주국인 중국과 필리핀이 강세인 이 경기에서 우리나라 드래곤보트 대표팀은 카누 선수 출신들로 500m와 1000m 종목에 중점을 둬 맹훈련을 거듭, 2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드래곤보트 세계선수권대회 200m, 500m 남자 일반부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뇌싸움의 정석으로 재패한다
바둑에서는 두말하면 잔소리인 우리나라 최고 바둑기사들로 구성된 ‘드림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창호(35)·이세돌(27) 9단과 함께 총 10명의 선수들이 남자 단체, 여자 단체, 혼성페어에 총 금메달 3개가 걸린 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노리고 있다. 정식 메달 종목인지라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태릉선수촌에서 체력훈련을 마쳤으며, 도핑테스트까지 통과했다. 경기는 광저우 체스협회에서 11월 20일부터 7일간 열린다.
우리나라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참석하는 경기가 체스다. 10명의 국가대표 선수 중 미성년자가 7명에 달한다. 4명이 초등학생이며 3명이 중·고생이다. 그 중 김태경(상계초)양은 우리나라 선수단 멤버 중 최연소인 11세이다. 남·녀개인, 단체전으로 진행되는 체스에 4개의 메달이 걸려있다.
정열적인 댄스에서도 금메달 기대
댄스스포츠는 라틴과 스탠더드 2개로 나뉜다. 거기에 각 5종목으로 더 나뉘게 된다. 라틴은 자이브·삼바·차차차·룸바·파소도브레로, 스탠더드는 왈츠·퀵스텝·탱고·폭스트롯·비에니스왈츠를 말한다. 각 3팀씩이 출전하는 댄스스포츠의 우승 예상 종목과 선수는 라틴 김대동·유혜숙의 5종목, 김도현·박수묘의 차차차, 장세진·이해인의 파소도블레, 4년 이상 호흡을 맞춘 스탠더드의 남상웅·송이나의 탱고, 조상효·이세희의 5종목에서 좋은 점수를 기대해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파트너간의 호흡이 곧 실력인 댄스스포츠는 긴 시간동안 같이 훈련과 연습을 하며 온종일 붙어있다 보니 실제 사랑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국가대표 6커플 중 4팀이 연인 사이로 알려졌다. 팀워크가 좋은 이유 중 하나다.
댄스스포츠는 한·중·일의 경쟁으로 본다. 중국이 제일 강하고 그 뒤를 한국과 일본이 따르고 있다. 라틴에서는 룸바가, 스탠터드에서는 비에니스왈츠 종목이 빠져 총 10개의 메달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2~3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텃세를 얼마나 이겨내는가가 관건이다.
9명의 심판이 1분 40초~2분 가량의 연기를 보고, 자세의 정확성과 예술성, 파워와 스피드, 플로어 사용법 등 36개의 세부 기준으로 채점해 순위를 가린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