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자존심 내건 FA컵 준결승, 분위기는 다르네

2010-09-17      기자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조 추첨에 따라 2010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대진은 수원삼성-제주유나이티드, 부산아이파크-전남드래곤즈의 격돌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수원은 오는 29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맞붙으며, 부산과 전남은 같은 시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지금까지 준결승에 진출해 모두 결승까지 올라섰던 수원은 지난 11일 0-3으로 무릎을 꿇었던 제주와 일전을 벌이게 됐고, ‘FA컵의 강자’ 전남은 부산과의 원정경기를 통해 통산 5번째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지난 주말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완패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수원의 윤성효 감독(48)은 “홈에서 준결승 경기를 하는 만큼 2연패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제주에 패한 뒤 꼭 다시 한 번 붙고 싶었다”는 그는 “지난 경기는 준비가 부족했는데 다시 잘 준비해서 홈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복수전을 다짐했다.

제주의 박경훈 감독(49)은 “다시 수원과 경기하게 돼 걱정도 되고 다시 이기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우리도 열심히 준비해 수원의 많은 팬 앞에서 다시 좋은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응수했다.

“이왕 4강까지 올라왔으니 결승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박 감독은 “수원을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과 제주의 감독들이 치열한 설전을 주고받은 반면, 남 다른 친분관계를 자랑하는 전남과 부산의 감독들은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선수로 활약한 황선홍 감독(42)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당시 수석코치였던 박항서 감독(51)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을 정도로 절친한 관계다.

황 감독은 “우승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다”며 “(전남과의 경기에)특별한 부담은 없다. 오히려 박항서 감독님께서 부담스러워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남과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팬들이 원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 구단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올려주길 바란다”고 약속했다.

전남의 박항서 감독도 “원정에서 힘든 경기를 예상하지만 충분히 준비해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가 이긴다면 내가 황선홍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