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밴쿠버 올림픽 ‘부상병동’ 경보!
태극전사 “관절척추 부상 요주의!”
2010-02-23 이수영 기자
겨울 스포츠 대전 2010 밴쿠버 올림픽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인기종목의 한을 품고 메달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민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는 국민들의 가슴을 떨리게 한다. 캐나다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 선율만큼이나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순간은 또 있다. 바로 우리 선수들의 뜻하지 않은 부상, 사고 소식이다.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달리는 선수들의 안전은 성적 이상으로 중요하다.
동계 스포츠 열기의 불씨를 당긴 영화 ‘국가대표’ 전출연진은 실제로 촬영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주인공 하정우는 오른쪽 손등이 골절돼 스키를 손으로 쥘 수조차 없을 만큼의 고통을 맛봤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고질적인 척추, 엉덩 관절 부상 때문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참았고 쇼트트랙 간판 안현수는 훈련 중 입은 왼쪽 무릎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선수들이 경기 중 가벼운 염좌에서부터 골절까지 다양한 관절, 척추, 근육 손상에 시달린다.
바로병원 정진원 원장의 도움을 받아 동계올림픽 열기에 힘입어 참가 선수들의 무운을 위한, 또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유익한 종목별 안전수칙을 정리해봤다.
피겨여자 싱글 세계 랭킹 1위인 김연아가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나선 것만으로도 밴쿠버 올림픽은 온 국민의 관심사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서 김연아가 그동안 허리, 엉덩이 관절 부상에 시달려온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왕님의 허리를 부탁해!
피겨스케이팅은 회전, 스파이럴(정지동작으로 주행), 점프 등 어려운 동작들이 많아 부상이 잦다. 한 쪽 다리를 들어 손으로 잡고 회전하거나 쪼그려 앉아 회전할 때 근육이 뒤틀려 허리 염좌와 같은 부상이 흔히 생긴다.
한 쪽 다리를 엉덩이 보다 높이 들고 주행하는 스파이럴 동작 등은 척추 뼈가 반대로 완전히 꺾이는 것이기 때문에 허리디스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자주 엉덩방아를 찧는 것도 엉덩 관절 골절의 주된 원인이다.
선수 뿐 아니라 스케이팅을 즐기는 일반인들은 전문적인 기술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를 요한다. 스케이트를 타기 전 10분 이상 무릎 굽혔다 펴기, 발목 돌리기 등의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뼈를 유연하게 풀어줘야 발목 염좌나 무릎연골 손상 등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자주 넘어지는 초보자들의 경우 엉덩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부딪혀 넘어질 때는 스케이트 날에 벨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장갑을 껴야 한다. 만약 멍이 들었거나 넘어진 다리 쪽 발목이 시큰거린다면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 하고, 증상이 심할 때는 테이핑으로 단단히 고정하는 등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국가대표 스키점프’ 부상 위협도 최고
스키점프는 아파트 20층에 가까운 높이를 내달려 100미터 이상을 비행하는 경기로 시속 2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떨어지는 아찔한 경기다.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빠른 속도에서 넘어지는 경우에는 어깨와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떨어질 때 충격으로 인해 어깨 관절이 제자리를 벗어나는 등 탈구가 생길 수 있으며 쉽게 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인 어깨 회전근개가 손상되는 일도 흔하다.
회전근개 손상이 발견되면, 우선 어깨를 쉬게 해 주어야 하며 근육강화 운동을 포함한 물리치료, 소염제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켜야 한다. 어깨 힘줄이 파열되면 자연적으로는 회복 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부상 부위를 봉합해 주어야 한다.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점프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키를 타다 크고 작은 부상을 경험하는 일이 잦다. 스키는 다리를 단단한 플레이트에 고정하고 운동하게 되므로 넘어질 경우 무릎으로 바닥을 찧기 때문에 무릎을 다치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연골 손상이 생기기 쉽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이 붓고 덜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면 무릎이 붓고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이 느껴진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보조기 착용과 근육훈련이 필요하고 반월상연골은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물론 MRI상으로 큰 파열이 보이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부위를 재건하거나 꿰매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올림픽 효자 종목, 충돌 조심!
올림픽 메달밭인 쇼트트랙은 둥근 트랙을 돌면서 빨리 들어오는 선수가 이기는 경기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끼리 부딪혀 다치는 경우가 빈번하고 트랙을 돌 때 원심력으로 인해 펜스 바깥쪽으로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이었던 안현수 선수는 훈련 중 넘어지면서 펜스에 부딪쳐 왼쪽 무릎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펜스와 무릎부터 부딪치면서 무릎 관절 앞부분에 있는 슬개골이 골절된 것이다.
쇼트트랙은 스피드를 요하는 경기라 넘어지는 것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인 골절인 경우에는 대개 의사의 손이나 기구 등을 이용해 골절 부위를 잡아당겨 골절을 원상태로 회복시킨 후에 이를 유지하기 위해 석고 고정을 한다. 쇼트트랙뿐 아니라 스케이팅 초보자들도 같은 주의가 필요하다.
스피드 스케이팅 역시 스케이트 날에 베이거나, 부딪히는 사고로 인해 관절이 골절되는 사고가 흔하다. 스케이트를 타기 전에는 헬멧과 무릎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등을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