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로 변신 원조 ‘고공 폭격기’ 우성용
2010-01-26 정리=이수영 기자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그가 소화한 경기는 무려 439게임. 통산 116골로 K리그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운 우성용이 지도자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마지막 소속팀이었던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2군 코치직을 시작한 우성용은 과거 자신을 꼭 빼닮은 어린 선수들과 혹한의 칼바람이 무색할 만큼 비지땀을 쏟고 있다. 아직까진 벤치보다 그라운드가 익숙한 우성용 인천 2군 코치. 그를 만나 과거의 영광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 14년 동안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했다. 소감이 어떤가?
▲ 갑자기 은퇴를 하게 돼 섭섭한 마음이 없진 않다. 하지만 새해 첫날 마음을 다잡고 아쉬움은 모두 털어버렸다. 무엇보다 재능 있는 신인 선수들을 키우는 일을 맡게 돼 의미가 크다.
- K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세운 날(지난해 5월 5일 vs강원) 인터뷰에서 2~3년 정도는 더 뛰고 싶다고 했다. 갑자기 은퇴를 결심한 진짜 이유는 뭔가.
▲ 그땐 말 그대로 2년 정도는 더 뛸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주위 분들이나 구단 내부에서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게 어떠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상당히 오래 고민했지만 나 역시 그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 상당히 굴곡 많은 축구인생을 살았다. 지난날을 돌이켜본다면.
▲ 초등학교부터 축구를 했으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축구와 함께 했다. 후회도 많았지만 공을 차면서만큼은 기쁨과 만족을 느꼈다. 또 축구선수로 내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내게 축구는 큰 선물이나 다름없다.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96년 애틀랜다 올림픽 당시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가 잊혀지지 않는다. 또 2006년 성남에 몸담고 있을 때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수원을 상대로 종료 직전 헤딩골을 넣어 승기를 잡은 순간은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이다.
- 2007년 이운재, 이동국 등과 음주 파동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때 어떤 심경이었나.
▲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 새롭게 코치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가장 존경하는 국내 지도자는?
▲ 선수시절 장외룡, 최순호, 김학범, 김정남 감독 등 정말 훌륭한 스승님을 많이 만났다. 지도자마다 장단점은 다 있다. 나는 운 좋게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고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은 셈이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성실’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나 역시 선수들을 지도할 때 성실함은 최고의 덕목으로 가르칠 생각이다.
- 선수시절 후배들을 대할 때와 코치로 변신한 이후에는 미묘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 선수 시절에는 코치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다. 그런데 코치가 되고 보니 내가 선수들을 가르치고 지시를 내려야 하는 입장이다. 가끔 선수 때가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코치와 선수라는 신분만 다를 뿐 축구인이라는 공통의 카테고리는 똑같다. 날 대하는 후배들도 어려워말고 편하게 생각해줬음 한다.
- 지도자로서의 최종 목표는?
▲ 목표는 크게 잡아야 된다. 최종 목표는 당연히 국가대표팀 사령탑이다. 적어도 프로팀 감독까지는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제공-인천 유나이티드 UTD 기자단 / 정리-이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