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자른 건 박진웅 사장

2009-09-08      기자

정수근을 하루아침에 ‘소박 맞힌’ 장본인은 바로 롯데 박진웅 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사장은 “행패를 부렸냐, 안 부렸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사태를 못 박았다. 진위여부, KBO 징계 수위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그룹 이미지를 망친 게 가장 심각한 죄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활을 건 가운데 경기 전날 밤늦도록 술집을 전전한 선수의 정신상태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기상조란 비판을 무릅쓰고 어떻게 애썼는데…”란 말로 허탈감을 내비쳤다.

롯데는 지난해 음주폭행 파문으로 KBO로부터 무기한실격 처분을 받은 정수근을 복귀시키기 위해 쏟아지는 비난을 감내했었다. 이런 가운데 정수근의 조기복귀를 건의한 실무자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사태가 불거진 뒤 롯데 코치진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미 세 번씩이나 비슷한 소동을 일으켜 징계를 받은 정수근인지라 더 이상 기대도, 실망도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모 코치는 “(이번 사건이)팀에 큰 의미가 없다. 정수근이 그렇게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며 말을 잘랐다. 다만 징계가 해제된 지난 6월 이후 정수근을 관리했던 2구 코치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