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안젤코, 가지마!”

2009-05-26     이수영 기자
우승감동에 젖어 있어야 할 프로배구 삼성화재에 때 아닌 고민거리가 생겼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안젤코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08~2009시즌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남자프로배구 V-리그 2연패를 달성한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일찌감치 안젤코를 잡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2년 연속 득점과 서브 1위를 차지한 안젤코의 도움으로 리그를 평정한 삼성화재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계약 제의를 받은 안젤코는 19일 현재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시한은 많이 남아있지만 수월하게 도장을 찍었던 지난 해와 다른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안젤코가 선뜻 도장을 찍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 무대에 대한 자신의 꿈 때문이다. 자신을 외국인 선수 이상의 존재로 대우해주는 삼성화재에서의 생활도 만족스럽지만 유럽 무대에 대한 꿈을 버리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안젤코는 시즌이 끝난 뒤 여러 유럽 팀들의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유럽에서 안젤코의 주가가 상당히 괜찮은 모양이다. 아직 우리에게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특성상 다소 적응이 어려운 아시아보다는 유럽리그에서 뛰기를 희망하는 것도 지지부진한 협상의 이유 중 하나다.

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비슷한 돈이면 유럽에 있고 싶어 한다. 주위 환경도 그 쪽이 더 유리하고 일단 말이 통한다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한국에서 2년 우승을 해봤으니 본인도 그 쪽으로 가려는 것 같다. 일단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방인엽 사무국장 역시 신 감독과 같은 견해를 내놓으며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잔류를 설득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