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택의 선견지명(?)
2008-07-17 이수영 기자
최근 축구대표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이영무 기술위원장의 후임인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의 임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퇴임을 앞둔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자기사람’인 이 부회장의 경력을 관리하기 위해 기술위원장 자리를 만들어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최근 사퇴한 기술위원 중 한 사람인 A씨는 익명을 조건으로 모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막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이회택 부회장의 기술위원장 선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기술위원장 선출을 위한 회의는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
그는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이 얼마 전부터 ‘내가 기술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임명권자인 정몽준 회장과 이 부회장 사이에 특
별한 교감이 오갔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축구계 일각에서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몽준 회장이 자신의 후임으로 축구인 출신을 내정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회택 부회장 실명을 거론하며 “정 회장이 이 부회장을 협회장을 앉히기 위해 경력관리에 들어갔다”는 말까지 돌고 있
다.
이 부회장의 기술위원장 낙점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기술위원회를 이끈 이 부회장은 본프레레 감독 시절 대표팀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같은 이유로 사퇴한 이영무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탐탁치 않다는 것이 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축구팬들이 협회의 뻔한 인사에 환멸을 넘어 혐오감까지 느끼는 것은 그들만의 파워게임에 지쳐가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