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스캔들’ 황재원 두번째 시련

2008-04-24     이수영 기자

지난 3월 불거진 프로축구선수 황재원(포항스틸러스·27)의 낙태스캔들이 옛 애인 김주연씨의 ‘통곡 인터뷰’로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지난 13일 황재원이 대전과의 홈경기에 선발출장 한 직후 벌어진 김씨의 두 번째 폭로로 잠잠했던 사건이 다시 불거졌다. 그런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하던 황재원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섰고 김씨가 또 다시 반박 인터뷰를 해 두 사람의 진실공방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스포츠조선>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황재원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해 하혈을 한 뒤 태아를 잃었다. 나에게 모멸감을 안겨준 황재원은 인간도 아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 2월 8일 미혼모 시설에 머물던 김씨는 황재원의 집을 찾아가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그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황재원은 임신한 김씨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며 “너와 아이가 죽어야 내가 편해진다”고 말했다는 것이 김씨 주장이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수치심과 모멸감에 그 자리에서 칼로 손목을 그었다. 땅바닥이 피범벅 될 정도였는데 황재원은 나를 놔둔 채 집에 들어가 버렸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자 침묵으로 버티던 황재원 측도 해명에 나섰다. 황재원의 에이전트인 류재현 씨는 또 다른 매체를 통해 김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류씨는 인터뷰에서 “낙태이야기는 김씨 어머니가 먼저 꺼냈다. 낙태를 종용하고 김씨를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손목을 긋고 쓰러진 김씨를 황재원이 친형을 불러 직접 응급실에 데려갔고 산부인과에서 태아가 무사한 것까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폭행은 황재원이 김씨 어머니에게 당했다며 주먹질을 당해 유산됐다는 김씨 주장을 뒤집었다.

류씨는 또 김씨가 황재원과 사귀는 동안 3명의 축구선수와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황재원이 김씨와 모 선수가 함께 찍은 사진을 봤다. 나중에 알아보니 김씨가 또 다른 선수들과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고 친구들과 어울려 선수들과 단체 미팅까지 주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인간적으로 배신당한 것은 김씨가 아니라 황재원이라는 것이 류씨 주장이다.

한편 사건이 불거진 뒤 황재원과 김씨 사이에 금전적인 합의가 오갔던 것도 류씨를 통해 전해졌다. 류씨에 따르면 김씨측이 유학비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했고 양측은 이달 초 7천만원 선에서 합의를 봤다. 하지만 김씨의 갑작스런 인터뷰로 더 이상의 합의는 물건너 갔다는 것이 황재원 측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곧바로 추가 인터뷰를 자청, 류씨의 주장이 거짓이라 항변했다. 김씨는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것은 나를 매도하려는 수작이다. 합의를 위해 돈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황재원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전화내역을 언론에 공개했다.

황재원이 김씨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상처만 줘 미안하다. 자신이 없으니 서로 미혼부·미혼모로 남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황재원의 경기 출장과 맞물려 벌어진 폭로전에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소속구단인 포항이다. 주축 수비수인 황재원의 공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구단으로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포항은 사건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는 만큼 팀이 황재원의 출장을 고집하기 힘들다는 것이 축구계 안팎의 의견이다.